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도 이들의 투쟁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121주년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직 철폐! 투쟁하는 노동자 승리! 4.30 투쟁결의대회’에는 1000여 명의 노동자, 민중, 학생들이 참가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금속노조 주최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들은 물가폭등, 전세대란, 등록금 폭탄 등으로 민중생존권을 파탄내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최저임금 5,410원으로 인상 △중간착취를 정당화하는 간접고용 및 파견법 철폐 △불법파견 노동자 정규직화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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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아무리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자신들의 현실을 전했다. 최정숙 민주노총 여성연맹 7호선지부장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청소노동자들은 새벽에 출근해서 각종 일들을 도맡아 하지만 임금은 쥐꼬리만큼 받는 등 일한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들이 지금 요구하는 최저임금 5,410원 한 달 113만원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여성연맹이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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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불법파견 판결이 났지만 이 나라 자본가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현대차 정몽구를 통해 똑똑히 본다”며 “국가권력, 법제도에 맞서는 투쟁을 하지 않으면 정규직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노동자, 서민, 청년학생들이 하나의 뜻을 모아 끈질기게 싸워 불법파견 철폐하고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지부, 발레오, 쌍용차지부 등 처절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쌍용차지부의 한 조합원은 “2009년 77일간의 옥쇄파업이 끝난 지 1년 8개월 동안 14명의 노동자, 가족들이 세상을 등졌고 국민들의 약속인 노사협의는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국 노동자들이 해고와 생존권 걱정 없이 함께 살자는 요구였다. 다시는 정리해고로 고통 받는 동지들이 나오지 않도록 부당한 해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굵은 빗줄기를 맞으며 두 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킨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것, 간접고용에서 벗어나는 것, 해고를 막아내는 것은 오로지 우리들의 투쟁으로만 돌파할 수 있다”며 “깨지지 않는 단결과 연대로, 단호한 투쟁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자”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