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경찰 31개 중대 투입...조합원 연행

유시영 사장, “더 이상 교섭은 없다” 밝혀

유성기업에 경찰이 투입돼 농성중인 조합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24일 오후 4시 10분경 해산에 나선 경찰은 아산 인근 15개 중대 외에 16개 중대의 병력을 추가로 배치해 물대포, 경찰헬기 등을 동원 공장내부로 진입했다.



공장밖에 있던 200여명의 사수대는 현장에서 모두 연행되었다. 공장 내부에 있던 450여명의 조합원들도 스크럼을 짜고 구호를 외치면서 연행에 저항했으나 한명씩 차례로 연행되고 있다.

경찰 투입후 5시경 유시영 유성기업 사장은 공장 내 본관건물로 들어와 “더 이상 교섭은 없다. 최대한 빨리 공장을 가동 하겠다. 이를 위해 관리직을 투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유시영 사장은 이번 연행작전도 어제 노조에 의해 드러난 ‘현대기아차의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물거리면서 답변을 피한 채 현장을 떠났다.




앞서 유성기업 노사가 24일 오후 2시, 두 번째 교섭을 열었지만 교섭 30분 만에 파행을 맞았다.

유성기업 노사는 오후 2시, 유성기업 아산공장 안에서 아산과 영동 지회장, 유성기업 사장 등이 참석해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섭이 시작된 직후, 유성기업 사장은 교섭장을 빠져 나왔으며 결국 노사는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교섭 파행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23일, 첫 번째 열린 교섭에서 사측은 선 농성해제와 요구안 철회, 선별적 복귀 등의 요구를 내놓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노조는 이전보다 더욱 개악된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2차 교섭에서 노사는 농성해제와 선별적 복귀 문제, 책임자 처벌 문제 등을 놓고 합의를 이어나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교섭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후 노사 갈등이 더욱 확대될 상황에 놓였다. 특히 경찰 측은 어제 자정을 기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25일까지 공권력 투입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때문에 사측의 교섭 결렬 선언이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위한 전초전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돼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유성기업 사장이 ‘이것은 교섭이 아니었다’며 교섭장을 빠져나갔으며, 전혀 교섭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며 “결국 공권력 투입을 위한 명분 쌓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월24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열린 노조 긴급기자회견에 모인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 노조 간부들이 사측과 경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신동준]

또한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교섭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1시, 기자회견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사측이 직장폐쇄를 해제해야 하며, 이에 따라 노조는 농성을 풀고 작업에 복귀해 교섭을 이어갈 것”이라며 “또한 교섭 장소인 공장 근처에서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교섭 추이에 따라 중앙위의 투쟁방침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앞서 12시 30분 경, 복기왕 아산시장과 민주당 백원우, 양승조 의원은 아산과 영동 지회장과 금속노조 위원장,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평화적인 사태해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시장과 의원들, 노조 관계자들은 일제히 공권력 투입은 극단의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며 평화적인 사태해결방안을 논의했다. 백원우 의원은 “이미 이번 사태는 아산과 지방 경찰서장과 조현오 경찰청장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하지만 공권력 투입을 통한 파국 사태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공권력 투입에 대한 자제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시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공권력 투입 자제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 넘어섰다고 보고 있으며, 노조나 사측, 그리고 공권력까지 더 이상의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는 듯 하다”며 “하지만 우리 역시 선 직장폐쇄와 책임자 문제 등에서 물러날 곳이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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