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사내하청에서 14년간 근무하다 ‘한솔’이라고 불리는 벤젠 함유 유기용제를 취급해 오던 중, 지난 2010년 급성림프아구성백혈병 진단받은 노동자 권 모 씨에 대해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민주노총 대전충남법률원과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가 공동으로 대리한 권 씨의 ‘급성림프아구성백혈병’에 대한 요양신청에 대해 지난 6월 14일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역본부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산업재해 인정은 한국타이어에서 뇌심혈관질환 집단 발병에 이어 백혈병 등 조혈기암 집단 발병까지 직업병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정된 ‘업무상 질병’ 인정이라 의미가 크다.


민주노총 대전본부 관계자는 “끊이지 않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이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한국타이어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용기 있는 진술과 많은 분들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전했다.

노동계,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원인규명과 산재은폐 책임자 처벌 촉구 공동대책회의(이하 한국타이어 공동대책위)’는 벤젠이 함유된 ‘한솔’ 등 유기용제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사례는 백혈병, 유기용제중독, 재생불량성빈혈 등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솔에 함유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잠복기가 평균 11.4년인 점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추가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 공동대책위는 “이번 사건은 1979년 준공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만 나타나던 백혈병 피해자가, 1996년 준공된 금산공장에서도 긴 잠복기(벤젠의 잠복기는 평균 11.4년)를 거쳐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한국타이어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을 제공해야 하며, 지금부터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현 재직자는 물론 퇴직자들의 건강을 추적 관리하는 등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공동대책위는 ‘한국타이어 산재피해 상담 및 고발센타’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상담센타를 통해 산재피해자를 구제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상담센타(전화 1577-2260)는 민주노총대전본부에 두기로 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