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22일부터 인천신항 건설현장(태흥건설산업)에서 일하던 180여명의 베트남 건설업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식사시간도 보장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저항, 생존권을 위한 파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베트남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는 불법파업으로 규정되었다. 10명의 베트남 노동자가 파업주도세력으로 지목받아 구속 재판을 받고 있으며, 17명의 노동자는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관련해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과 민주노총인척지역본부, 이주공동행동, 서울경기인천지역이주노동자노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11개 단위는 경기지방경찰청의 기획수사 규탄, 이주노동자의 인종차별적 수사 중단 등을 요구로 베트남 이주노동자 10인의 무죄석방을 위한 대책위를 구성했다.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사측과 노동자들은 원만한 합의로 마무리를 했고, 경찰 측에 고소고발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범죄수사대가 2010년 8월 20일부터 인지수사를 개시했고, 올 1월부터 사측을 소환해 불법파업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1차 업무중단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8개월이 지나서, 2차 업무중단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2개월이 지난 뒤인 3월 말부터 이와 관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구속 되었다.
지난 5월 26일 결심공판에서 검찰 측은 ‘불법파업을 주도하고 폭력행위를 했다’며 10명의 노동자들에게 많게는 3년, 적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미셸 카투이라 서울경기인천이주노조위원장은 “며칠 전 네팔 노동자와 필리핀 노동자가 자살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는 너무나 불행한 상황에 놓여있다. 경찰은 이주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를 사회로부터 분리시키고 실적을 늘리기 위해, 노동3권을 요구했던 이주노동자들을 잡아들였다”며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문제에 대한 태도는 파시즘적 정부임을 자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강문대 민변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파업이 끝난지 수개월이 지나 구속하고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경찰은 이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성과 부풀리기에만 관심이 있다”며 “이는 이주노동자의 파업 본보기를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풀이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고, 증거 인멸의 이유도 없음에도 구속한 것은 국제적 수치”라며 “이 사건의 실체와 진상을 알고 있는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우리는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혐의를 벗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며, 인종차별적 수사관행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더 이상 실적 부풀리기에 희생되는 이주민, 이주노동자들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해 투쟁할 것이다”라며 경기지방경찰청의 반성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끝내고 유기수 건설노조 정책실장 포함 4인의 대표단을 구성해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와 면담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공정한 법집행이 되도록 노력 해달라”고 주문했고, 수사대측은 “가능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지만 면담 과정에서 양측은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한편, 6월 16일 5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된다. 대책위측 변호사가 청구한 재심의 청구를 재판부에서 받아들여 심리가 진행된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재판과정에서 재판 자체가 심도있게 다뤄지지 않은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재판부가 추가 심리를 진행하는 만큼 올바른 방향으로 내용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