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6월 국회 중 인천공항 민영화를 방안을 처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인천공항 민영화 재추진을 둘러싸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장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공항 민영화가 필요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송영길 시장은 “인천공항은 이미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진경영기법이나 경영구조개선 논리는 타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다”며 인천공항을 외국기업에 매각할 경우 오히려 경영기법 노출과 경영 간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시장은 정부가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 역할이 부족하다며 외국의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위해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환승하려면 항공사를 더 유치해야 되는 거지 공항공사 간에 지분을 매각할 일은 아니고, 환승객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선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환승객들이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저시설 등의 인프라 확보가 훨씬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3단계 확장공사를 하는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매각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3단계 공사에 약 4조 정도 예산이 들어가는데 2017년까지 끝나는 걸로 계획돼 있다”며 “사실상 그때까지 2조 2천억 이상의 순이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차입 필요액이 한 3천 6백억 정도에 불과해 굳이 이것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 시점의 매각이 ‘헐값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송 시장은 “매년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18.7%에 달하고 있고, 영종도 주변 미단시티, 용유·무의, IBC 지역들에 대한 투자계획들이 완성되면 인천국제공항의 가치는 엄청나게 더 성장할 것”이라며 “지금 팔면 명백한 헐값논란시비에 걸릴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시장은 인천공항을 외국기업에 매각할 경우 경영기법 노출과 경영 간섭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3% 이상의 지분만 가지면 소수주주권을 행사해 회계장부 열람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경영기법이나 여러 가지 노하우가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시장은 “작년과 특별히 달라진 상황이 없는데 정부의 방침이 갑자기 바뀐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다른 예산상에 필요가 아니면 굳이 이것을 매각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하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영길 시장은 22일에도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매각한다고 알려진 것이 맥쿼리 은행인데, 이것은 일종의 공항을 운영하는 공항자본이 아니라 일종의 외국 투자금융 자본”이라며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 일종의 투자펀드 같은 것에 인천공항을 넘긴다는 것은...선진경영기법이나 새로운 고객 확보나 기술력의 제휴나 이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송 시장은 다른데 급한데 돈을 쓰기 위해서 돈을 융통할 목적이 강한 것 아니냐며 “재정이나 다른 4대강 사업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만, 다른 재정적 필요에 따라 급전이 필요해서 이걸 급히 매각하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매각 배경과 관련한 의혹에 불을 지핀바 있다.
한편, 매각 대상으로 알려져 있는 맥쿼리 은행과 대통령 친인척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맥쿼리 그룹 펀드 운용사는 현재 골드만삭스로, 골드만삭스는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했었다. 문제는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대표를 맡았던 이지형 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형님 실세로 통하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라는 것.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측은 이지형 씨가 3년 전에 대표직을 사임했고 지금은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지형 씨가 대표를 맡고 있던 상황에서도 맥쿼리 측에 인천공항 매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맥쿼리가 최우선 매각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공항공사 민영화를 위한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은 앞서 지난해 9월에도 국회 국토해양위에 상정됐다 여론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