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빈민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열려

“가난하다고 이렇게 짓밟혀야 하나”

노점상, 노숙인, 철거민, 장애인… 이 땅의 가난한 민중들이 모였다.

29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노점 탄압 중단! 강제퇴거․살인개발 중단! 빈민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가 열렸다. 빈곤사회연대, 반빈곤빈민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빈민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11여름반빈곤연대활동공동기획단 등이 주최한 이날 결의대회에는 700여 명의 빈민들이 참여해 이명박 정부의 거짓 복지를 규탄하고 빈곤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곳곳에서 자행되는 철거로 고통 받고 있는 철거민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울려퍼졌다. 포이동 재건마을의 조철순 철대위원장은 “화재 이후 주민들은 천막을 치고 땅바닥에 비닐을 깔고 지내는데 요 며칠 계속 비가 내려 고인 물을 퍼내느라 잠도 못 자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조 위원장은 “돈 있는 사람들이 화재 피해로 이렇게 길거리에 나앉았으면 오세훈 시장이 아마 진작 찾아가서 등 두들겨줬을 거다. 하지만 우리에겐 비닐 한 장 주지 않고 얼마나 버티나 보자는 식”이라며 “힘없고 가난하다고 이렇게 짓밟히며 살아야겠느냐”고 절규했다. 이어 그는 “포이동은 우리가 강제이주 당한 뒤 30년 동안 살며 가꿔놓은 땅이고 공동체”라며 “어디로도 갈 수 없고 누구도 우리 공동체를 깰 수 없다”고 결의를 내보였다.


현재 금융투자지구를 만들기 위한 재개발이 추진 중인 명동 지역의 철거민도 힘찬 투쟁을 결의했다. 명동에서 포탈라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이근혜 세입자대책위원장은 “건설 공권력과 한통속으로 빈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막개발을 이제 멈춰야 한다”며 “명동구역 세입자들도 단결해서 막개발을 저지하겠다. 동지 여러분들도 연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의대회에서는 노점 탄압 정책에 대한 규탄도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노점관리대책은 노점 합법화라는 명분으로 자행됐으나 실상은 실태조사를 강요하고 시간과 품목을 제한하면서 노점상 일부에게 족쇄를 채우고 대다수 노점상들은 용역 깡패 폭력을 동원해 퇴출시키려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노점관리대책은 노점상 죽이기에 다름없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또 민중을 위한 복지가 아닌, 오히려 민중의 삶을 배반하는 ‘거짓 복지’가 난무하는 현실에 대해 “한국사회에서 복지를 말하기 위한 기본은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기초법 부양의무제를 즉각 폐지하고 민중의 참된 복지를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천만 빈민 시대, 정직히 노동하는 민중의 삶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1%의 가진자들이 지배하는 이 시대를 끝장내자”며 빈곤의 확산에 맞선 연대와 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용산참사 재발하는 살인개발 중단, 주거생존권 보장 △노점관리대책 철회, 노점상에 대한 과태료, 변상금 부과 중단 △포이동, 산청마을 등 비닐하우스촌 화재 피해 대책 및 주거복구 대책 마련 △용역깡패 해체 및 용역 불법 폭력 근절 △반인권적 노숙인지원법 규탄 및 실질적 홈리스 정책 마련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장애등급제 폐지 및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사회서비스 시장화 중단, 공공 복지 확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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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동 , 빈민생존권쟁취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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