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3구역 용역 침탈...철거민 거리로 밀려나

3일 새벽, 용역 100여명 들이닥쳐 카페 '마리' 차지

3일 새벽 5시 20분경 서울 중구 명동 3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용역들의 기습철거가 진행됐다. 이날 4시 40분경 카페 마리 앞을 지키고 있던 세입자에 따르면,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관광버스 3대 정도가 정차했고 100여명의 용역들이 순식간에 들이닥쳐 카페 마리에서 잠을 자고 있던 20여명의 세입자와 시민들을 무차별 폭력으로 끌어냈다고 전했다.

  세입자들과 시민들이 지키던 '카페 마리'가 용역들에 의해 점거됐다. [출처: 정현진 기자]

세입자 측은, “지난 2일 중구청장이 중재에 나서 오는 5일 세입자와 시행사측이 함께 만나 제대로 협상을 진행해보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도 밝히면서, “또 현재 분쟁의 빌미가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청은 시행사측에 철거 중지명령을 내렸지만, 시공사와 용역측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일방적으로 철거를 진행한다”고 분노했다.

한편 당시 카페 마리와 앞의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빚어 세입자들과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두시간 동안 출동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또한 관할서인 남대문 경찰서측은 계속되는 시민들의 항의에, “우리는 힘이 없으니, 경찰청에 신고하라”는 반응을 보여, 실소를 자아냈다.

  3일 새벽, 카페 마리를 침탈한 용역들은 악기를 가장 먼저 부쉈다고 한다. 시민들은 부숴진 기타로 노래를 부르며 여전히 카페 앞을 지켰다. [출처: 정현진 기자]

[출처: 정현진 기자]

통상 용역의 침탈 후, 48시간이 지나면 철거 명도집행을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카페 마리를 중심으로 한 3구역의 긴장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세입자측은 오전 11시 30분경 기자회견을 열어 새벽에 있었던 침탈 상황을 고발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농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7시경부터 현재까지 대치상태에 있으며, 저녁 7시부터는 촛불문화제와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기사제휴=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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