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일다리에 모인 시민들 |
전태일다리는 해가 질 무렵 추모객들이 조금씩 들어서더니 어느새 촛불로 가득찼다. 약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전태일다리, 이소선어머니 사시던 창신동 집,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사무실인 한울삶을 거쳐 어머니가 잠들어계신 서울대병원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 고(故) 전태일열사와 함께 일했던 신순애씨 |
▲ 청계피복노조에서 함께 활동한 이숙희씨 |
이어 이소선 어머니와 청계피복노조에서 함께 활동한 이숙희씨가 “배우지 못한 여성노동자로 살다가 어머니 만나면서 노동교실에 들어갔다. 그후 회사에 빼앗긴 노동교실을 찾기위해 ‘노조를 돌려달라’고 농성하면서 구호들이 절로 나왔다”며 “믿기지 않게도 노동교실을 되찾았다. 이런 것이 우리 권리구나, 어머니와 전태일 정신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이소선 어머니의 정신을 잊지 말 것을 다짐했다.
▲ 박계완(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장례대변인 |
박계완(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장례대변인은 “이제와서 생각하니 어머니께 죄송스럽다. 투쟁현장에 그렇게 가고 싶어하셨다. 희망버스 가신다는걸 건강을 생각해서 말렸다. 조금더 많은 곳 다니고 했었어야하는데...전태일정신, 어머니의 정신을 기리자. 어머니는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이소선 어머니의 뜻을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이소선 어머니 영정과 함께 어머니가 사시던 창신동 집으로 향했다. 이후 전태일재단을 거쳐 유가협 회원들이 살고 있는 한울삶을 방문했다. 고(故) 박종철 열사 아버지,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등 유가협 회원들이 추모객들을 맞았다.
▲ 이소선 어머니 집앞을 찾은 추모객들 |
이한열 열사 어머니인 배은심씨는 “이 집을 마련할 때 이소선 어머니가 그러셨다. ‘먼저 간 자식들 안고 살아야 한다.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어머니는 늘 우리들 아픈 마음 함께 하자고, 먼저간 자식들 뜻 이어받아야 한다며 유가협을 만들고 한울삶을 만들었다”며 유가협과 함께한 이소선 어머니의 삶을 전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대표는 “어머니는 우리에게 이소선 여사가 아닌 어머니셨다. 어머니는 ‘유가족들이 전국 곳곳에 있는데 서울 오면 어디서 지내냐. 자식들도 품고 살아야 하지 않냐’고 말하시며 한울삶을 만들었다”며 “한울삶에는 먼저 간 이들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잊지 않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울삶의 의미를 전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차례로 한울삶을 방문하며 ‘어머니의 길’을 걸었다. 한울삶을 나와 유가협 회원들이 마련한 막걸리와 얼음물로 목을 축이고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노동가수 김성만의 추모공연을 끝으로 ‘어머니의 길’ 걷기행사를 마무리하고 조문을 진행했다.
이 날 참석한 한 시민은 “그동안 어머니가 아프신지도 몰랐다가 인터넷을 보고 이 행사를 알게됐다. 젊은 시절 전태일평전을 읽고, 어머니를 알면서 노동문화운동을 했었다”며 “집회현장에서 늘 어머니를 바라보고는 했다”고 말했다.
▲ 장례식장 입구에 있는 댓거리 |
한편, 장례위원회는 6일 저녁 7시 전국 곳곳에서 추모의 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소선 어머니 영정을 실은 “희망버스”는 부산영도 한진중공업 85크레인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