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호 크레인에서 추석연휴를 보낸 김진숙 지도위원이 13일 SBS라디오<김소원의SBS전망대>와 인터뷰를 통해 추석 전 무산된 한진중공업 노사협상 결과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조합원들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분들이 어쨌든 추석은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들을 갖고 지켜보셨는데 안타깝게도 추석을 지나게 됐다”며 “사측에서는 처음에는 3년, 2년 6개월, 2년 이렇게 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것 자체가 사측이 교섭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없는 것 아니냐. 사람 생명을 갖고 흥정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2년이 가능했던 것 같으면 2년으로 얘기를 하면 되고 그런데 그걸 마지못해서 얘기할 때마다 내놓는다는 게 저희들은 더 분노하게 만든다”고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심경을 전했다.
지난 7일 열린 노사간담회에서 노동부가 낸 실업급여가 끝나는 시점인 6개월 뒤 복직 안을 노측이 받아들였지만 사측에서는 2년 뒤 복직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복직시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크레인에서 내려올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교섭내용에 대해 제가 왈가왈부하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더군다나 금속노조도 그렇고 한진중공업 지회도 그렇고 모두 맞물려 있어 조금 그런 부분들도 있다. 하여튼 해고자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교섭결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한진중공업 신입사원 채용소식에 대해 “그건 의례적으로 해왔던 직업훈련생 모집이 아닌가. 직업훈련생을 법적으로 뽑게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도 직업훈련생을 뽑아서 정규직으로 취업을 시켰던 경우가 거의 없다”며 “노동자들 잘라 내놓고 새로운 사람을 뽑겠다는 게 누가 봐도 납득이 안 되는 문제다. 여력이 있다면 우선 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는 게 우선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허남식 부산시장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를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마산에도 있고 울산에도 공장이 있었다. 그 공장들을 철수할 때도 똑같은 약속을 했다. 그러나 공장철수하고 다 영도로 왔다”며 “2년 동안에 3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는 지경에서 과연 공장을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런 말에 신뢰를 갖기 위해서는 정리해고자들에 대한 복직이 있어야 공장 정상화가 가능하고 유지가 가능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김 지도위원은 85호 크레인에서 252일째 농성중이며 크레인사수대 4인도 80일째 농성중이다. 크레인사수대 4인 중 신동순 조합원은 31일째 단식농성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