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이주노조 위원장 |
이주노조 정당성 입증한 판결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소가 2010년 3월 미셸 위원장이 취업한 회사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허위취업으로 체류비자를 취소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각 허가를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특히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미쉘 위원장이 이주노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것을 두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국인의 지위를 보장한 우리 헌법 제6조, 세계인권선언, 인종차별철폐국제협약,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에 비추어 보면 단결권, 단체행동권 등의 근로자로서의 기본권이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인정된다고 봄이 옳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주노동조합 임원들은 이전에도 피고로부터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허가취소 처분은 그 표면상의 이유와 달리 실제로는 원고의 이주노동조합 조합장으로서의 활동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고 적시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출입국관리소가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을 목적으로 취소처분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중순 출입국관리소는 미셸 위원장이 ‘허위취업’을 했다며 체류허가 취소 및 출국명령을 통보했다. 3월 출입국관리소는 미셸 위원장이 재판 기간 동안 체류를 위해 G-1(인도적 사유 체류비자)신청을 했으나 불허했다.
“법원판결 환영, 고용허가제 정책 부당해”
15일 오후 1시 미셸 위원장과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은 법원 앞에서 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셸 위원장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연대와 지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판결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홍콩과 일본의 국제연대에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 법을 위반할 생각은 없었다. 이주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정책이 부당했기에 우리는 투쟁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판결로 이주노조의 정당성이 입증됐다. 앞으로도 노동권 보장을 위해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주공동행동 소속 회원들은 “우선 기쁘긴 하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판결이라 여겨진다. 오늘 판결에서 드러나듯 출입국관리소와 법무부는 더 이상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제단속·강제추방을 비판하며 “고용허가제가 문제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장 이전의 자유가 없다. 고용허가제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이날 판결 직후 논평을 통해“서울행정법원 판결을 크게 환영하며, 서울출입국관리소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주노조 위원장이 정당하게 대한민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미셸 위원장은 체류연장 신청과 사업장이전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