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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표결처리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강기갑, 홍희덕,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위원장석 주위로 모였다. |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20분께 일부 의원들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 통상절차법을 표결로 처리한 후 “한미FTA는 끝장 토론으로 충분한 논의를 했고 여야정 협의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제 한미FTA 비준안 표결에 들어가 의사를 확인할 시점"이라며 표결 처리를 시도했다.
남 위원장이 표결 처리 시도를 할 조짐이 보이자 이정희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이 위원장석 주위로 모였고, 강기갑 의원은 위원장 왼쪽 뒤편에 섰다. 또 한미FTA 비상 시국회의 소속 야당 의원들도 위원장석 주변으로 모였다.
야당 의원들은 급하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표결처리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김동철 민주당 외통위 간사는 “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도 없이 회의를 잡고 비준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도 “미국이 처리한 이행법이 한·미 FTA의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검토보고서도 제출되지 않았다. 처리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아직 정오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재원조달 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대정부 질의에서 강기갑 의원이 박재완 기재부 장관에게 요구한 한미 FTA로 인한 세입 감소에 대한 비용추계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런 기본 자료부터 제출하라”고 맞섰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도 재차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여야 간사가 합의한 적이 없다. 지금 민주당이 제안한 10+2 재재협상안을 여야정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있고 FTA 관련 법안을 각 상임위에서 논의하고 있다. 남경필 위원장이 강행처리하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냥 표결 처리를 하자고 압박했다. 유기준 한나라당 외통위 간사는 “1500분이나 한미 FTA 끝장토론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이 체결한 내용만 쟁점으로 오고갔다. 피해대책도 충분히 논의했다. 후속 법안 처리 시간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망설일 여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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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결처리가 무산되고 외통위 산회를 선포하자 남경필 위원장 등과 악수를 하고 돌아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무조건 때 되면 표결처리 약속하라니”
여야 의원 사이 고성이 오가고 위원장 석으로 야당 의원들이 더 모이자 남경필 위원장은 강기갑 의원에게 “또 공중부양을 하시려고 하느냐. 제발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비꼬았고, 이정희 민노당 대표에겐 “‘민주노동당은 대정부 질의에서 진보진영이 집권하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했다. 애초 무조건 반대가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여야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남경필 위원장이 외통위를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끝장토론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당이 표결처리를 강행하면 야당은 이후 어떤 것도 협조할 수 없다. 여기서 산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결을 강행할 경우 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불사할 태도를 계속 보이자 남경필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몸싸움을 하지 않고 언젠가 일정한 시점이 되면 표결로 처리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오늘 표결처리 하지 않겠다”며 약속을 요구했다.
김동철 민주당 간사는 “오늘 민주당과 야당이 제시하는 ‘10+2 재재협상안’ 중 통상절차법 겨우 하나 처리했다. 정부와 여당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하면 그때 표결처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때가 되면 표결처리를 약속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맞받았다.
남 위원장은 “민주당은 어느 정도 합의가 되면 표결을 약속해 주리라 믿는다. 민주노동당도 몸싸움을 하지 않는 다는 약속을 해 줄 수 있느냐”고 김선동 의원에게 물었다.
김선동 의원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삭제 등 우리가 요구한 내용을 모두 합의해 주시면 우리도 표결 처리를 약속드린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면 민주노동당은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한미 군사동맹을 반대하는 당이다. 민주노동당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별도로 대책을 세우겠다”며 민주당과 민노당을 분리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오후 7시10분께 산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