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난 5월 4일, 문제가 많아 반대 입장이었던 한-EU FTA 비준동의안 본회의 상정을 묵인하고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키도록 방조한 바 있다. 당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시민사회 진영에선 야권연대 재검토 등을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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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야5당 대표회담 [출처: 민주당] |
야5당 31일 공동의총, 19대 재논의 입장 합의
한미FTA 처리 시기는 28일 오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잡혀 있지 않아 한나라당이 31일로 처리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야당은 공동의총 등으로 강한 연대의 틀을 만들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야5당)은 28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야5당 대표회담을 열고 ‘18대 국회 한미FTA 처리 불가, 19대 국회 재논의’ 입장을 확정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결정에 함께한 것은 야권연대의 한축을 담당하는 민주노동당의 몸싸움 불사라는 강경 입장과 시민사회 인사들의 단식 투쟁을 통한 강한 요구, 10.26 서울시장 선거 승리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야5당은 “야당이 요구해 온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오는 19대 국회에서 협정 파기 여부를 포함한 한미FTA 비준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19대 국회 재논의는 내년 총선에서 더 강화된 반MB 선거연합을 통한 승리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5당 대표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한-미FTA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한미FTA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연대와 공동행동은 지난 시기 민주개혁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에 쌓였던 갈등의 앙금을 털어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오늘 공동행동 의지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더 단단한 야권단합의 원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국민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믿음을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야권의 굳건한 공동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행동에 제약을 두지 말고 함께 앞으로 가자. 진보개혁세력은 이로서 민심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야5당은 오는 31일 공동의총을 열어 정부여당의 단독 강행처리를 저지하기로 했다.
야5당은 “국회 외통위 ‘끝장토론’을 통해 한미FTA는 주권침해를 포함한 독조소항 등 중대한 문제점이 드러다”며 “그 동안 야당이 요구해 온 투자자-국가 제소제도(ISD)의 폐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10개 분야에 대해 반드시 재재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갈라치기 계속
민주당은 이에 앞서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마라통 의원총회을 열고 한미FTA 비준 저지 입장을 확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는 일방적으로 미국의 이익만을 보장하고 경제주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우리의 이익과 경제주권을 지키는 내용이 재재협상을 통해 반영되지 않는 한 정부여당의 졸속처리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그동안 김진표 원내대표 등이 보였던 일부 조항 보완을 통한 조건부 통과 같은 애매한 태도를 명확히 정리 한 것이다. 또 남경필 외통위원장과 한나라당의 민주당-민주노동당 갈라치기 전술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야권연대로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런 기류를 읽은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서 FTA로 야권연대를 하게 되면 민주당은 사라질 것”이라며 “민주당의 색깔이 없고, 민주당이 추구하는 바가 다 없어져버린다”고 2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한편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민중의힘은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28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범국민결의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