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 물결, 하나된 목소리로 평화 외쳐

제주시청, 5번째 전국시민행동 힘차게 열려...10일간 평화순례팀 강정 입성

제주의 가을을 촉촉하게 적신 빗줄기와 함께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평화의 목소리도 제주도민의 가슴 속에 물들었다.


제주해군기지 전면 백지화를 위한 다섯 번째 전국시민행동이 ‘국민이 원한다.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힘차게 외치며 29일 오후 3시 20분 경 제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경찰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행사장에 난입해 한 미술인이 제작한 탈을 탈취하는 일이 발생해 이를 항의하면서 예정된 3시보다 20분 늦게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강정주민, 법환어촌계 해녀, 제주도민을 비롯해 육지에서 평화비행기를 타고 온 전국의 시민들까지 모두 1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장 중단해야” 한 목소리...
“우근민 도지사는 해군기지 건설 중단 결정 이제는 내려야”


1부 여는 마당은 청년노래패 ‘청춘’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희망가>의 노래로 꾸며졌다. 노래패 ‘청춘’의 흥겨운 무대에 이어 등장한 고권일 강정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은 “해군과 공권력의 탄압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하고 “우근민 도지사도 해군의 구럼비 파괴 만행을 두고만 보지 말고, 해군기지 건설 중단의 목소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제주도정에 호소했다.

그는 “지역발전계획 운운하며, 돈 몇 푼에 도지사가 현혹되어 동조하지 말기를 바란다”면서 “민·군 복합형 관광민항이라는 해군기지 계획이 사기행각이라고 결정된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를 촉구한다”고 다시금 호소했다.


이어서 야 5당을 대표해서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발언을 했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의 상처와 눈물을 닦아주자”면서 엊그제 강동균 마을회장을 면회하고 온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강동균 마을회장이 내 손을 꼭 잡고, 강정마을을 꼭 지켜주게라고 말했다”면서 “크루즈함도 못 들어오고, 법과 절차, 정당성도 가지지 못한 이 해군기지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해군기지가 있는 곳에는 폭탄을 쏟아 부어도 전범이 되지 않는다”면서 “제주도를 화약고로 만들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밖에도 송영섭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도 정의평화위원장, 오영덕 도민대책위, 최병삼 전국대책위 대표 역시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송 위원장은 “대한민국 해적단이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면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던 우근민 도지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해군이 발파를 했다”면서 “우근민 도지사는 더 이상 도민을 근심만 가득한 사람들로 만들지 말고 해군기지 건설 중단에 앞장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강정주민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끝까지 평화의 길을 하나가 되어 걷자”고 당부했다.

최병삼 전국대책위 대표는 “우리들의 작은 행동이 꼭 승리할 것”이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오영덕 도민대책위 공동대표는 “구럼비 바위가 두 조각이 나고, 지난 9월 3일 해군기지행정대집행으로 주민을 유린하고, 전국의 평화비행기가 날아와도 우근민 도지사는 묵묵부답”이라며 “그러나 최근에 시험발파 중단을 요구한 것은 도민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각계각층의 발언과 함께 구럼비 무용단의 율동공연이 어우러져 1시간의 집회가 마무리 되었다.

2시간의 노란 행진물결, 제주시를 ‘평화’로 수놓다

참가자들은 이어서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서 주민들을 피눈물 쏟게 만들었던 대형펜스와 철조망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부수는 행사를 하고 거리행진을 했다.



거리행진은 한국은행을 지나, 동부경찰서, 인제사거리에서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약 2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거리행진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해군기지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도 불렀다.

저녁 6시경, 시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강정주민이 된 문정현 신부의 마무리 발언을 듣고 2부 행사가 예정된 시청 앞에 다시 집결했다.

문정현 신부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레미콘이 구럼비 바위로 들어가는 것을 본다.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고 또 파묻고 있다. 그 광경을 볼때마다 그 곳에 묻혀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해 끝까지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2부 행사는 비가 오는 관계로 많은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YWCA 어린이 난타팀의 공연과 중문성당 청소년 밴드의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하고 모두 강정평화문제가 예정된 강정마을로 이동했다.



생명-평화 도보순례팀 강정 입성
10일간의 평화여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목소리 확인


한편, 지난 19일에 10일 간의 생명-평화 도보순례를 떠났던 팀들이 제주도를 한바퀴 돌고 29일 저녁 8시경에 강정사거리에 도착했다. 이들은 10일간 제주도를 돌며 제주도민들을 만나 제주해군기지의 문제점을 알리고 강정주민과 함께하기를 촉구하는 순례를 진행했다.


순례팀 일원인 애니메이션 감독 김민수 씨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힘든 여정은 아니었다”면서 “곳곳을 다니면서 이 사회의 양심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례 중간중간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과 강정주민들이 공권력에 의해 탄압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가슴이 아파 순례가 쉽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김민수 씨는 “한 어부는 해군기지가 생기면 남쪽바다가 다 파괴된다고 말하더라”면서 “그 어부는 제주도정이 평화의 섬으로 제주도를 지어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셨다”고 제주도민들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한 일화로 소개해주었다.

함께 순례를 한 방은미 씨도 “어떤 꼬마가 우리가 선전을 하고 있는데, 찾아와서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물어서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한테 절을 하더니 고생이 많다면서 저희 제주도를 위해서 애써주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해주었다. 이어 “제주도 어린이들이 우리를 뜨겁게 환영해주었다. 제주도의 미래인 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자연유산을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순례팀은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강정사거리에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강정평화문화제가 진행 중인 강정천으로 이동했다. (기자제휴=미디어충청,참소리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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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

    타협안 내놓았다.

    나는 울릉도를 사랑해
    소중한 자연유산이 파괴되는 모습은
    도저희 못봐

    울릉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론자거든


    야 5당이 울릉도 해군기지 백지화 시키면
    제주도 해군기지 백지화 시켜준다는 타협을
    끝내 빅딜을 거부하니 어쩔수 없어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