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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촛불문화제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경찰버스와 경찰이 막고 있어 대한문에서 열렸다. 참석한 시민들은 “경찰차 물러나, 물러나”를 외치며 시청광장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대한문에서 서울시청광장으로 향하는 횡단보도마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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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차벽을 설치해 시청광장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막아섰다. |
저녁 7시 2000여 명의 시민들의 촛불로 문화제가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석자들이 늘어나 대한문 앞은 3000여 명에 달했다. 계속해서 늘어난 시민들로 무대차량 뒤편 골목까지 촛불행렬이 이어졌다.
4일 조선일보 기사에 ‘괴담 유포자’로 지목된 이상훈 씨가 자유발언에 나섰다. 그는 볼리비아 수돗물 사례는 괴담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고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그는 “볼리비아는 네덜란드와 투자협정(BIT)를 맺었다. 이를 두고 한미FTA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ISD로 인해 볼리비아 민중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볼리비아는 97년에 IMF구제금융을 받으며 수돗물 사업을 민영화 했다. 미극 벡텔이 이 수도 사업에 투자를 했다. 사람들이 수돗물을 쓰지 않고 빗물을 받아먹자 벡텔은 정부에 항의했다. 그리고는 빗물에게조차 세금을 거두게 됐다. 진짜 괴담을 찾고 싶거든 한미FTA에서 찾으라”고 말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재치있는 비유로 이명박 정부와 한미FTA 추진 세력을 비판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다닌다는 주영상 씨는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개작해 낭독했다.
“쥐새끼는 가라. 국회의원도 알맹이만 남고 매국노들은 가라. 조중동은 가라. MB도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물대포는 쏘지 말고 농촌으로 가라”는 낭송에 시민들은 환호를 보냈다.
이날도 학생들은 자유발언에 나섰다. 이화미디어고를 다닌다는 한 학생은 “낮말은 쥐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여기 모인 이야기 듣고 있냐”며 “대통령은 귀를 열고 눈을 떠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고봉균 창조한국당 사무총장 등 야당의 정치인들도 참석해 “야권연대로 한미FTA를 막겠다”고 발언했다. 이들은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한미FTA를 추진했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원죄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참여정부 시절 ISD를 비판했던 만큼 야당을 무조건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믿을 것이 아니라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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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조합원 20명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자유발언 무대에 오른 최영준 한진중공업 조합원은 “한미FTA 추진하면 일자리는 줄어들고 정리해고는 늘어날 것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도 한미FTA 저지 싸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4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한진중 부당해고 신청을 기각했다.
한미FTA저지범국본은 6일 저녁 7시에도 대한문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7일부터는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저녁 7시에 한미FTA저지 촛불문화제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