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수위, 경비원, 물품감시원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2015년으로 유예시켜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조치는 2006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감시단속적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약속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모양새여서, 이후 지속적인 비판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7일, 2012년부터 감시단속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100%이상 지급하도록 한 방침을 2015년으로 유예시키겠다고 밝혔다. 대신 2012년에는 최저임금의 90%이상을, 2015년부터는 100%이상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 노동자의 임금은 최저임금의 80%이상을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고용노동부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고용축소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부분인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특성상, 일시에 인건비가 늘어날 경우 고용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감시단속적 노동자에 대해 2012년부터 최저임금 100%이상 지급토록 한 방침은, 최저임금법 적용의 연착륙을 위해 지난 2006년 12월 21일, 대통령령 제19771호로 명시되는 등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내용이었다.
때문에 민주노총은 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동부는 사회적 합의이행에 필요한 토대를 갖출 책임이 있지만, 이를 방기한 채 이제 와서 또 다시 고용불안을 운운하며 사회적 합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최근까지 CCTV 설치률이 35% 증가하는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고용감소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빌딩, 대학교 관리노동자 등은 청소, 택배업무, 주차관리, 쓰레기장 관리 등 감시단속적 업무 외에도 일상적 업무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어 부당한 노동강도 강화에 따른 대책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감액적용에 따른 고용불안정이 문제라면 ‘고용보험기금’을 통한 지원대책 등을 마련해야 하며, 노동강도 급증에 따른 대책과 휴게시간 보장 등 근로조건 향상 대책도 필요하지만 노동부는 정작 해야 할 일은 방치한 채 노동자에게 부담을 떠넘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감시단속노동자의 최저임금 전면적용 우예 계획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2007년 감시단속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된 이래 5년이라는 유예기간 동안, 정부는 최저임금 적용을 피하기 위해 편법적, 기형적으로 늘어난 휴게시간을 단속하거나, 최저임금 전면 적용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계도 활동을 제대로 벌여본 적 있나”며 “이번 감시단속 최저임금 전면 적용 유예는 지난 9월, 정부와 한나라당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공정사회’와도 완전한 엇박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