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FTA를 놓고 대치하는 가운데 한미FTA 타협안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의원 45인을 두고 비난 여론이 뜨겁다. 9일 일부언론에 타협안 서명을 주도한 의원들 명단이 나가면서 의원 45명 전체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한나라당 2중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강봉균, 김성곤, 최인기, 김동철 의원 등은 8일 '정부가 FTA 비준안 발효 즉시 미국과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지 여부에 대한 재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타협안을 마련하고 45명의 서명을 받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과 함께 한미FTA 저지에 나선 민주노동당이나 한미FTA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비준안을 처리하고 나면 미국 정부가 약속을 지킬 리가 없다며 먼저 재협상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민주당 내부에서 타협안이 나오자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한 네티즌이 “민주당 45명은 자기 이름 공개 및 한나라당으로 가라”는 토론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4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 네티즌은 “민주당 45명이 ‘비준 후 재협상’ 즉 한미 FTA 비준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겠다는 안에 45명이나 동의를 했다”며 “그러니 박희태도 오솔길 생겼다고 하고, 남경필도 민주당의 새 흐름 이라고 한다. 민주당 45명의 야합에 한나라당이 신이 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과연 그 방법(비준후 재협상)이 진짜 ISD 재협상일까요? 전혀 아니”라며 “정부는 미국 쇠고기 협상 때 다른 나라가 우리보다 더 엄격한 조건으로 수입을 한다면 미국과 재협상을 한다!고 했지만 대만과 일본이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수입을 해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나 농수산식품부 협상 담당자가 재협상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나라당과의 야합이 당당하면 이름을 공개하라”며 “그래야 내년 총선에 국민이 알고 투표를 하죠.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난파선 한나라당 지금이라도 가세요”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 45명 이름을 투명하게 밝히라”며 “ 민주당은 서민과 농민을 재벌에게 팔아 넘겼다. 쥐박이 정권보다 비열한 매국노”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월31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정부는 협정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ISD 유지 여부에 관해 양국간 협의를 시작해 1년 내에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원내대표의 합의안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으며 이번 45명의 절충안과 유사하다.
이 합의문을 두고 한미FTA 저지 범국본 정책자문단의 이해영 교수는 “여야정 합의문에는 ISD 관련 어떤 구체적 실효성 있는 내용이 없으며, 일단 발효되고 나면 미국이 ISD를 논의할 어떤 의무도 없다. 안하면 그만”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