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는 약 4만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참석했으며, 민주노총은 한미 FTA 비준 저지와 내년 총대선에서의 진보적 정권교체 실현, 노동기본권 쟁취 등의 의제를 내걸고 이후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정권하에 탄압받는 노동자들이 이 시대의 전태일”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투쟁을 시작으로, 재능교육지부, 전북고속지회, 쌍용자동차 등 장기투쟁사업장의 싸움에서 역시 희망을 만들어나가자고 결의를 모았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통해 모든 정리해고자들의 고통을 함께해 주신 김진숙 지도위원의 초인적인 투쟁은 민주노총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다”며 “자본의 악랄한 탄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해고자와 비해고자가 하나 되어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고난의 길을 함께 해 주신 한진지회 동지들은 노동자 의리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1400일이 넘도록 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재능교육과 전북버스를 비롯한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의 동지들, 1년 내내 상복을 벗을 날이 없는 쌍용차 동지와 그 가족들, 진보정당 소액후원으로 1900명이라는 전무후무한 정치탄압을 당하고 있는 교사 공무원 동지들 등 무도한 정권하에서 탄압받고 저항하는 여러분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전태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올해 ‘2011년 전태일 기념상’은 타워크레인에 올랐던 김진숙 지도위원과 박성호 등 4명의 한진중공업 조합원, 그리고 1400일 이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가 공동 수상하게 됐다.
신동순 한진중공업 조합원은 “투쟁을 이어가는 동안 희망버스와 연대하는 동지들에게 늘 고마웠다”며 “대한민국에는 한진중공업보다 더 어려운 사업장에 많은데도, 부산 한진중공업이 여러분의 아낌없는 응원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1412일, 4년을 한결 같이 투쟁에 연대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1500일, 1600일을 맞게 될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투쟁을 끝내고도 열사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승리로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한미 FTA저지’,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 실현’위해 총력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전노대를 한미 FTA투쟁으로 전환시켜, 민주노총이 한미 FTA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이번 전노대에서 한미 FTA비준저지 투쟁에 전 조직적인 역량을 동원해 전면적 투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훈 위원장은 “한미 FTA가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이고 벼락을 맞더라도 날치기를 감행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면 전면전을 불가피하다”며 “만약 한나라당이 또 다시 국가의 미래를 날치기로 처리한다면 민주노총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양심들과 함께 ‘한나라당 해체! 이명박정권 퇴진’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내년 총, 대선에서의 진보적 정권 교체를 위한 민주노총의 내부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2012년 총대선에서 여소야대는 확정적이며 정권교체는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문제는 주체대오의 태세”라며 “저는 오늘 대회를 통해 우리 내부에 일부 존재하는 정파주의와 관료주의를 일소하는 혁신과 단결의 호소를 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과, 2012년 총, 대선에서의 진보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내년 봄, 큰 싸움을 앞두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싸움이 바로 한미 FTA 저지 투쟁”이라며 “민주노동당은 이 싸움에 모든 야권을 묶어내고, 혼신의 힘을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정희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통합과 연대의 길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 꾸지람을 많이 들었고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노동자 여러분이 지지해 주시는 이상 통합과 연대의 길은 멈추지 않는다”며 “민주개혁진보진영의 연대를 이끌어낸 4월 이후의 승리를 함께 꿈꿔주신다면, 야권 절대다수의 승리로 내년 5월 1일 노동절에는 함께 사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노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1월 24일 한미FTA저지 전국집중투쟁과 12월 3일 한미FTA저지 전국민중투쟁에 전 조직적 투쟁을 전개하고, 한미 FTA저지 촛불투쟁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 △2012년 6월 19대 국회개원 즈음하여 ‘저임금,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노동관련법 전면재개정’의 요구를 들고 총파업,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 △2012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전면적, 전조직적으로 전개해 4월 총선에서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진출과 여소야대, 진보민주국회를 구성하고 12월 대선에서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할 것 △국가보안법 폐지와 반 평화적인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중단될 때까지 국민적 힘을모아 끝까지 투쟁할 것 △ILO협약 위반일 뿐 아니라,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국가관리감독기능 지방이양 저지를 위해 투쟁할 것 등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6시 경, 전노대 행사를 마무리 한 뒤 같은 장소에서 ‘한미 FTA저지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