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한미FTA의 ISD(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의 약속 절충안(타협안)을 두고 “‘독을 독인 줄 알고 마셔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일단 마셔놓고 나서 관장을 하든지 위 소독을 하든지 이걸 토해내게 하자’ 이런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강기갑 의원은 13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 인터뷰에서 “재협의를 약속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독조소항이 많기 때문에 도장을 찍지 말고, 안 찍은 상태에서 협의가 용이 하다는 것인데 그걸 알면서도 도장을 찍어놓고 나중에 다시 협상해서 재계약하자는 논리”라며 “이는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없고 기만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한국은 협상권을 행정부가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협상권을 의회가 다 가지고 있다”며 “하원과 상원에서 통과된 이 안을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이걸 재협상을 하겠다는 그런 답을 하기도 힘들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기갑 의원은 또 “협상을 해서 폐기를 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오는 것도 아니고 협상을 해보겠다는 약속 정도”이라며 “양국이 한미FTA를 비준해서 발효가 되고 있는데 1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협상 내용을 과연 ‘독을 마셔보자, 한번 진행을 시켜보자’ 하는 것은 ‘이때만 적당하게 넘어가자, 싸움하는 모습만 안 보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된다’는 그런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 타협파 숫자가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강기갑 의원은 “민주당 의원 45명 정도가 협상안에 서명을 하거나 동의를 했다는 것은 많이 부풀려졌다”며 “ISD만 재협상 하면 그런대로 먹어볼만한 밥상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고 정말 ISD뿐만 아니라 여러 독소조항을 다 거론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한미FTA 여야 합의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을 두고는 “국회에서 싸움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그런 충정어린 생각도 가지고 계시겠지만, 한미FTA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데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계시는 것으로 보이고 참으로 고맙다”며 “함께 손을 잡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공감대를 넓혀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