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기사게시판 :: 기사 :: “협상파, 민의엔 눈감고 몸싸움 이미지만 목매” - 고막 파열되며 FTA 반대하는데 민의 외면하는 협상파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한미FTA '선 비준 후 재협상' 카드를 던진 후 민주당은 일단 '선 재협상 후 비준' 당론은 고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16일 의총에서 확정한 당론은 “한미FTA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재협상토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구두발언은 당론을 변경할 사유가 될 수 없다”며 “ISD(투자자국가소송제)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국회 비준 동의 전에 ISD 폐기나 유보를 목표로 한 재협상 약속을 양국이 서면으로 합의한다면 당론 변경 논의를 위한 의총을 열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한미FTA는 반대하지만 ISD 재협상 약속의 확실성에 따라 반대 방식을 몸싸움으로 저지할지, 표결로 반대할지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민주당이 애매한 당론으로 흘러오기까지 그 중심에는 몸싸움으로 저지를 할 건가, 말건가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협상파들이 몸싸움을 하기 위해 당론과 다른 ‘ISD 재협상 약속 후 비준’이라는 절충안을 내면서 몸싸움을 보여주지 않는 국회를 강조했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몸싸움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절충안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몸싸움 장면만은 피하겠다는 여야 협상파들의 태도야 말로 민의를 저버리고 자신들의 이미지 포장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미FTA 저지를 위해 시민들은 밤마다 촛불을 들고, 물대포에 고막까지 파열돼 가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라 협상파에 대한 비난도 더욱 커지고 있다.

신창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시민들은 한미FTA 반대를 위해 국회 밖에서 경찰에 맞고 있는데 민주당 협상파들은 자신들 이미지만 생각하는 꼴”이라며 “민주노동당이 몸으로 막겠다고 한 것은 한미FTA에 국익과 국민의 삶이 걸린 문제라 막는 것이다.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것만 강조하는 것은 국익 앞에 무책임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또 “협상파는 말은 파행이나 폭력을 막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강행처리하는 것을 묵인 하는 것”이라며 “의원직에만 연연하는 모습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역할을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데 몸싸움 문제가 기준이 돼 버렸다”며 “나라를 다 팔아먹게 생겼는데 몸싸움으로 자기 이미지만 걱정할 문제냐”고 비난했다. 정희성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오고 나서 민주당 당론이 날치기 처리를 몸으로 막겠다는 데서 일부 누그러진 것 같아 염려스럽다”며 “협상파들은 국회가 몸싸움이나 분탕질 하는 것이 제일 안 좋은 모습이라 지양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며 정치는 타협이라고 주장하는데 민주당이 한-EU FTA 처럼 형식적인 반대만 해선 안된다”고 염려했다.

그는 요즘 국회 분위기를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자기 지역 선심선 예산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인다. FTA가 뒷전이 되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강경파 김진표에 서명안 전달

반면 몸싸움 불사도 강조하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협상파와 달리 자신의 이미지보다 한미FTA의 치명적인 문제점에 주목한다.

이날 정동영, 김영록, 이종걸, 조배숙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6명은 김진표 원내대표에게 “‘선 ISD 폐기, 후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라는 당론을 지키고 강행처리를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명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우리라고 몸싸움 하는 것이 좋겠느냐”면서 “ISD 독소조항 폐기 없이 비준을 강행하면 몸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FTA 발효 후에 ISD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멕시코는 나프타의 농업문제로 국민적 반발이 있어 발효 후에 재협상을 하려고 했지만 재협상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ISD 재협상을 한다면 단심제를 2심제로 하거나 중재 재판관 교체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만 그칠 것이다. 비준전에 재협상을 해서 폐기하는 방향으로 실질적 성과가 없으면 비준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조배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한미FTA의 치명적인 독소조항은 우리 경제주권을 침탈한다”며 “이것을 아는 이상 국민의 한사람으로 FTA를 통과되지 못하게 막는 게 당연한 의무다. 잘못 통과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제 국민이 한미FTA 실체를 많이 알아가고 있어 SNS나 촛불로 저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끝까지 국민과 함께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19일 집회가 중요하다. 국민이 함께해 달라. 국민이 반대에 나서면 정권은 겁을 먹고 비준을 못한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도 “소수 의원이지만 결사항전 자세로 미국의 식민지 상태로 가는 절차를 막겠다”며 몸싸움 저지의 분명한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