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날치기FTA 무효화 투쟁위원회(위원장 정동영 최고위원)가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위원회의 성격을 한미FTA 협정문 24조 5항에 따른 폐기를 활동목표로 명확히 했다. 또 이를 민주당 당론으로 다시 재확인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투쟁위원회 발족 회의가 끝나고 최고위원회-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긴급의총에서 정치적으로 법률적으로 무효라고 선언했지만,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통해서 날치기 FTA를 수용할 수 없으며, 이것의 폐기를 선언하고 재협상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뜻”이라며 “무효화투쟁위원회를 24.5조위원회로 성격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오늘 의총에서 무효화를 당론으로 분명히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사실상 18대 국회가 끝났다는 것을 민주당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진정한 국회는 의사당이 아니고 광장에 있다. 광장에서 민주당이 죽을 각오로 맞설 때 민주당의 혈로, 활로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미FTA 협정 폐기를 공약으로 내거는 것을 지금부터 당론으로 정하고 장외투쟁에 나서자는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촛불의 열기, 시민들의 분노를 보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굉장히 큰 온도차가 있음을 느낀다. 이를 빨리 일치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이미 정권은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사를 보고 FTA 폐기투쟁에 나서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정권교체 후 비준 무효화, 재개정으로 균형 맞추자”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굳은 의지로 한미 FTA 무효화를 위해 투쟁하고 설사 지금 당장 무효화를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이 기운과 정신으로 정권교체를 해서 이번에 비준된 것을 무효화하고 다시 개정해서 균형을 맞추고 서민들 피해를 없게 하고 피해산업을 보전할 수 있는 기회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당분간 원내활동 및 국회활동을 중단하고 한미FTA 날치기무효 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투쟁을 주도적으로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며 “26일 6시 서울광장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심판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으니 여러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 민주당 투쟁위원회 회의엔 23명의 의원이 참여했고, 총 46명의 의원이 투쟁위원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무효화 투쟁위원회는 촛불집회도 민주당이 한미FTA 범국본과 함께 주도하기로 결정했다. 범국본이 주도하고 민주당이 참여하는 부차적인 주체가 아니라 전면에 서서 주도적으로 이 투쟁을 내년 4월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질적인 투쟁기금과 신문 광고 모금도 범국본과 민주당이 반반 씩 내는 결정을 내렸다. 이종걸, 최규성, 정범구, 안민석, 김재윤, 전병헌 의원을 투쟁위원회 부위원장단으로 구성하고 매일 저녁 7시에 진행되는 촛불집회에 결합하기로 했다. 또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 110개 지역위원회를 동서남북 4권역으로 나눠 4일에 한 번씩 촛불집회에 결합한다.

위원회는 한미FTA무효화를 위한 24.5 위원회 성격과 동시에 국민보호단의 역할도 병행한다. 이는 24일 밤 촛불 집회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과 노회찬 전 의원 등이 무차별 물대포 살포에 맞서 맨 앞에서 시민들을 지키겠다고 행진 최선두에서 집회가 끝날 때 까지 직접 경찰과 대치한 행동에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4일 범국민대회에 1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지만 저녁 촛불 집회에는 정동영, 천정배 의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