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비준무효를 요구하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 모인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중이다 |
26일 오후 8시 20분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비준무효, 명박퇴진" 요구를 외쳤다. 당초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FTA 비준무효 촛불집회는 경찰의 방해로 세종문화회관 앞 돌계단에서 열렸다. 경찰은 오후 2시 경부터 광화문 광장에 소위 '알박기'로 집회가 열리지 못하게 막았다.
촛불집회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경찰은 광화문네거리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길에 경찰 병력과 차벽을 배치해 광화문 광장 진입을 차단했다. 오후 6시 30분 경 한미FTA범국본과 시민 3천여 명은 세종문화회관 돌계단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도 대거 참석했다.
시민들은 25일 촛불집회에 참석하려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신대 신학대학원생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불법집회라며 해산명령을 내리자 이강실 한미FTA범국본 공동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경찰은 필요없다. 경찰수사권도 촛불 시민들로부터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함성으로 대응했다.
야 5당의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으나 시민들은 환호만을 보내지 않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처음 발언하려 하자 시민들은 "이정희 먼저"를 외쳤다. 손학규 대표가 "제 1야당으로 날치기를 막지 못한 점 사과 드린다.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으나 시민들은 '의원직 사퇴하라', '행동으로 보여라'며 다그쳤다. 이는 날치기 처리 전 한미FTA 비준 저지에 애매한 태도를 보였던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드러난 셈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의원직 사퇴도 무섭지 않다. 한나라당은 이미 끝났다. 우리가 할 것은 단 하나 밖에 없다. 국민들과 함께 한미FTA 비준 무효 싸움을 하겠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의 발언도 이어졌다.
광장을 경찰에게 빼앗긴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7시 40분경 마무리하고 광화문네거리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과 함께 시민들은 더 늘어나 7천 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모여 쉬지 않고 한미FTA 비준무효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경찰이 "불법집회 참가자들은 해산하라"며 광화문 광장 진입을 봉쇄해 40여분째 대치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야당의원들은 행진 대열 앞에 서 있으며 논란이 됐던 물대포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다가 오후 9시 10분경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