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원전사고, “심각한 상태로 빠질 수 있다”

이헌석 “후쿠시마 원전사태 부른 냉각수 소실까지 갈수도”

울진 원자력발전소 4호기 전열관 손상으로 국내 원전 안전문제에 다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수력발전소 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3800여개가 넘는 전열관이 손상돼 긴급 보수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열관은 증기발생기로 핵연료와 발전기 사이에 열을 교환하는 가늘고 긴 관을 말한다.

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김소원의 SBS 전망대]에 나와 “전열관이 파손되게 되면 이 핵연료 안에 있는 방사능 물질이 밖으로 새어 나올 수도 있고 또 가장 심각하게 우려가 되는 것은 핵연료에는 끊임없이 냉각수가 돌아다니도록 되어 있는데...이게 중간에 관이 끊어져 버리게 되면 냉각수가 새 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냉각수가 완전히 소실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처럼 굉장히 심각한 상태로 빠져 들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원전 측 입장에 대해서도 설계와 재질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헌석 대표는 전체 절연관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고장날 수 있는 허용치가 보통 8%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울진 원전 4호기에는 3800여개 전체의 25%가까운 숫자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2001년 거의 1월 1일부터 가동을 시작을 했는데 시작한지 2년 4개월 밖에 안 된 상태에서 이 증기 발생기의 관이 정기 점검 중에 완전히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며 “그 때 다행이도 정기점검 중에 그 사고가 생겨가지고 바로 정비를 할 수 있었는데 만약에 그런 사고들이 발전소 운영 중에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그런 상태였다”고 밝혔다. 즉, 울진 원전의 경우 절연관 사고가 수년에 걸쳐 반복됐다는 것이다.

또한, 울진 4호기의 경우 원전 수명이 40년이고 2001년도부터 가동을 시작했는데, “이게 10년밖에 안 됐는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이거는 지금 설계상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헌석 대표는 “그동안 울진 3, 4호기는 한국형 원자로라고 대외적으로 홍보를 엄청나게 했던 그런 원자로”라며 “그동안 우리가 한국형 국산형에 성공했다고 부풀려서 얘기들은 했는데 실제 기술적으로 내용을 보게 되면 이런 저런, 아직 10년 밖에 안 된 굉장히 최신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발전소가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울진 4호기 외에도 전열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증기 발생기의 재질 자체가 인코넬 600이라고 하는 합금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인코넬 600이 미국의 경우에서는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어서 심지어 소송까지 걸리고 이 재질을 쓰면 안 된다는 논의가 굉장히 많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진에서는 이걸 썼고요. 울진 3, 4호기 쓰고 있고 또한 영광 3, 4호기도 똑같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따 라서 이 똑같은 재질을 쓰고 있는 발전소의 증기 발생기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재점검을 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이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울진 4호기가 9월 9일부터 정비에 들어갔었는데 원래는 10월 15일에 정비가 끝나는 게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10월 13일 날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하기를 정비기간을 늘린다, 정도의 발표만을 했습니다. 이미 한국수력원자력은 10월 달에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지니까 원래 8% 정도였었던 관에 문제를 허용할 수 있는 비율을 10%로 늘렸다가 또 그것도 안 되서 18%로 늘리려고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며, 전체 개수도 많고 문제가 되니까 언론에 공개하게 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대책에 대해서 이헌석 대표는 울진 원전의 재개동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절연관이 단순 마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손된 경우 냉각수 소실사고라는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설계상 문제도 있는 것으로 보여 “울진 4호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21개 핵발전소 외에 13개 핵발전소를 건설하거나 건설계획을 갖고 있고 나아가 울진, 영덕, 삼척 3개 지역에 신규 후보지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에너지 정책에서 ‘탈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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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 , 원전 , 울진 , 후쿠시마 ,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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