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괴담? “정보공개부터 제대로 해야”

“표현의 자유 위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되야”

정부와 보수언론은 한미FTA를 두고 SNS 상에서 오고간 의료민영화와 ISD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일축했다. 검찰은 철회하기는 했으나 괴담과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은 즉각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2일 서울행정법원이 한미FTA 한글 협정문 번역 오류 정오표 공개 판결을 내렸음에도 정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주류 언론들이 한미FTA 협정에 의문을 가진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누리꾼들은 한미FTA 협정문 번역 오류를 직접 찾아내 SNS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 정보공개 청구제도

5일 오후 2시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괴담정부, 그 책임은 누구에게’라는 주제로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 점검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정부가 방송통심심의위원회를 통해 SNS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심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괴담’도 정부와 언론이 시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것 때문이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정보공개센터 김유승 중앙대 교수는 “국제언론자유 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발표한 2011년 언론자유 보고서는 한국을 조사대상 196개국 중 70위로 평가,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주장을 김유승 교수는 정보공개 청구제도에 대한 정보공개율과 정부의 기록관리 실태를 근거로 제시했다. 정보공개연차보고서에 나타난 전체 공공기관 정보공개율을 보면 2006년 90.5%, 2010년 89.7%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중앙행정부처만을 놓고 보면 2006년 정보 비공개율 11%였으나 2010년에는 20%로 두 배 가까이 올라간다.

  김유승 교수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정부는 ‘정책결정 등 민감한 정보 또는 국가의 안보 등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보유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일상적 공공정보가 아닌 정책결정 등 중요한 국가적 사안은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1년 2월 9일 정보공개센터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와 중앙행정부처 등에 구제역 매몰지 자료를 정보공개청구 했으나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농림수산부에 책임을 전가했다. 농림수산부는 매몰지 현황이 아닌, 구제역 신고지 현황을 공개했다”며 비공개만이 문제가 아니라 허위정보 공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보공개센터가 2009년 최루액 사용에 대해 경기경찰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경찰청은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얼마 후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09년 한 해 동안 14차례에 걸쳐 2천 1백여 리터의 최루액을 사용했다는 정보를 공개했다”며 정보공개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국무총리실 불법 민간인 사찰이 알려진 후 하드디스크에 문서 무단 삭제, 행정내뷰규제 개선 아래 기록물 폐기 간편화 등을 예로 들며 정부의 기록관리 실태를 꼬집기도 했다.

김승유 교수는 “2008년 광우병파동도 유언비어 탓으로 돌리더니 한미FTA 비준을 앞두고도 괴담 탓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괴담은 확산될 뿐”이라며 “듣기 싫은 이야기에 괴담이란 꼬리표를 붙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괴담을 멈추게 하는 것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FTA괴담이 횡횡하니까 원칙적 구속 수사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광우병, 연평도, 천안함, 방사능 등 괴담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정치적 사안이 많았다. 정부 의견은 진실이고 정부 의견이 아닌 것은 거짓이라는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공개를 회피 하거나, 비공개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등 법 제도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언론의 역할, 대안 미디어로서 SNS의 가능성

토론자로 나선 박주민 변호사는 “예전에 유언비어통신이라는 말이 있었다. 언론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비공식적 통로의 정보가 오갔다”며 “(소위 괴담 논쟁은) 오늘날 언론 보도에 신뢰가 안가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을 보도하지 않고, 보수 언론사들이 한미FTA 우려를 괴담으로만 몰아가는 상황 등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다.

박중석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기자들의 책임이 있다. 반성부터 하겠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소비자 물가 책정 부분에서 (정부가) 금을 뺀 것은 소비자 물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겠다는 의도다. 특히 정부나 연구기관이 경제적 파급효과를 언급할 때는 기자들이 성역 없는 보도를 해야 했다”며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기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여경 진보넷 활동가
최근 누리꾼들은 한미FTA 비준무효 거리 시위에 대한 정보와 사진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SNS의 여론화 기능이 확대되고 있어 토론자들도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에 있어 SNS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여경 활동가는 “트위터에서 백투더소스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를 봤다. 언론에 떠도는 이야기들의 소스를 찾아보자는 거다. 정보가 한 번 가공된 다음에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정보를 보자는 취지”라며 “시민들은 SNS를 통해 역동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SNS를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짚었다.

정준영 방송통신대 교수는 “언론에서는 뉴스거리가 될 수 있는 정보들도 안 나오는 정보들이 많다. 2002년 인터넷에 대한 경험처럼 SNS가 새로운 표현의 통로를 제공한다”며 SNS의 뉴미디어로서 가능성을 높게 사면서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 의견을 주고받는 폐쇄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조중동과 이명박 정권은 특정 매체에서 나오는 것은 무조건 괴담이라고 치부한다. 이는 매체자체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보수언론의 힘을 유지하는 전략”이라며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SNS가 미래적인 요소, 발전된 것, 매력적인 것으로 비추어 지도록 트렌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SNS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SNS라는 기술이 아니라, 공적 정보의 공개와 시민들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을 통한 소통의 역할을 강조한 셈이다. 또, ‘괴담’은 보수 언론의 말대로 유포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알고자 하는 욕망에서 나타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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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111

    오늘로 끝
    내일부터 더이상 안올겁니다.

  • 111

    111 좀비야 니 알바용역들이 선관위 사건땜에 잠수타냐? 쓰레기 새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