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론회는 지난 1월 21일에 이은 두 번째 토론회로, 첫 토론회는 ‘비공개’로 진행돼 ‘밀실 토론회’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토론회 역시 ‘KTX 민영화 저지와 철도공공성 강화 범국민대책위(대책위)’와의 충분한 대화와 제반사항 논의 등이 부재해, 국토해양부 일방의 ‘졸속 토론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토론회에는 고용석 국토해양부 철도운영과장, 박기남 동의대학교 교수, 양근율 철도기술연구원이 경쟁도입 찬성 패널로 나섰으며,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 조인성 한남대 교수, 황시원 동양대 교수가 반대측 패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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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의, 민영화에 의한, 민영화를 위한 ‘국토해양부의 토론회’
일방적, 졸속 토론회라는 오명을 얻은 채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국토해양부 주최의 토론회인 만큼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 과정은 고용석 과장의 민영화 추진계획 발제를 시작으로, 반대측 패널들이 제기한 의문에 찬성측 패널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고용석 과장은 이번 ‘철도 운영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두고, 무엇보다 요금 인하를 강력하게 내세웠다. 그는 “요금이하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인 만큼, 요금 인하가 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을 접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자 선정 공모 시 요금인하 조건을 명시토록 하고, 임대계약의 요금인하 내역 명기 및 주기적인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철도 운영 경쟁체제 도입으로 요금인하, 서비스 개선, 안전도가 향상되고, 지금보다 더 많은 시설 임대료를 회수할 수 있으며, 신규 일자리 창출, 철도 전체 부채 감소 등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철도운영 경쟁 도입은 국민, 국가, 철도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착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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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 과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 운영 경쟁체제 도입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민영화 정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 민영화란 기반시설 또는 공기업 지분을 민간에게 매각하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하지만 경쟁도입은 민영화가 아니라 일정기간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석 과장이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방안’에 대한 발제를 시작하면서, 범대위 측은 졸속 토론회 중단과 정부의 KTX민영화 반대를 요구하며 피켓팅을 벌이기도 했다.
시기, 법률, 대기업 특혜 논란 등 ‘문제될 것 없다’
정부의 KTX민영화 사업은 시기적 적절성과 법률적 문제, 대기업 특혜 의혹 등 다양한 논란을 낳고 있다. 하지만 정부 측은 대기업 특혜 의혹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으며, 현 시점이 민영화를 위한 ‘최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영식 논설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나기 직전에 수서역사 완공 시점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며 “올해 총, 대선이 있는 만큼 정치적으로 결정될 많은 요인이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적인 근거들이 먼저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석 과장은 “수서발 KTX개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문제 때문에 사업을 덮어야 하나”며 “공무원 입장에서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덮을 수도 있지만 철도 미래의 과제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단할 수 없으며 지금이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조인성 교수는 민영화 추진 이전에 철도 산업과 관련한 법률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르면, 공사에서 철도 운영권을 갖는 것으로 적시돼 있는 만큼 선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 과장은 “기본법의 경우 철도 구조개혁과 관련한 큰 원칙을 정하는 법으로, 그 법 어디에도 공사가 독점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이 문제는 법률 전문가가 논의할 문제로, 현재 법제처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았으며, 유권해석이 나오면 향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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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정부는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앞서 황시원 교수는 “기업은 선로 유지보수를 하지 않고, 매몰 비용을 빼주고, 역사도 짓지 않아도 되고, 적자노선 부담을 면제받는 등 이익만 가져가는 구조”라며 “이것저것 다 빼고 흑자나는 노선만 30년간 주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과장은 “대기업 특혜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는 임대기간 30년과, 민간에게 모든 것을 면제해 준다는 등의 내용은 정부가 전혀 발표한 적이 없다”며 “계약기간은 10년에서 15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충분한 재무분석을 진행하고 민간에 더 많은 임대료를 지불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대기업 특혜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한 박기남 교수는 민영화를 통한 인건비 효율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 교수는 “철도공사 서울역 매표 직원과 고속도로 매표 직원을 비교해보면 임금차이가 3배, 4배가 나는데 합리적으로 이해가 가나”라며 “민간부분에 맞는 임금체계를 만드는 것이 경쟁도입의 핵심이며, 영업에 소요되는 인건비 축소가 효율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경쟁도입은 수익 나는 부분부터 먼저 진행되어야 하며 공공성을 강조하다보면 이를 진행할 수 없다”며 “구조개혁 측면에서 경쟁은 과감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