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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3주기 당시 용산철거민 열사 묘역 [출처: 자료사진] |
자승 스님은 2일 청와대에 전달한 청원서에서 “종교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용산참사 철거민 8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대통령에 청원했다.
자승 스님은 “용산참사의 원인은 세입자의 권리와 철거민에 대한 사전대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부분도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3년이 넘은 지금까지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는 남일당의 현재 모습을 봐도 참사의 책임을 온전히 철거민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승 스님은 “지금 용산의 철거민은 여덟 명의 가장이 3년 넘게 구속된 상태이고 그들의 가족이 철거 지역에 남아 어린 자녀와 함께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는 시아버지가 참사로 희생된 것도 가슴 아픈 일일 텐데, 그 아들마저 3년 째 감옥에 갇혀 있는 어느 가족의 기막힌 사연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두 명의 철거민은 옥상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언제 법정에서 구속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자승 스님은 “아무런 힘이 없는 철거민은 정부에 책임을 묻고 싶어도 물을 수 없는 처지”라며 “한편으로는 생존의 불안에 시달리며, 다른 편으로는 차디찬 거리에서 절박한 상황을 목 놓아 호소할 뿐”이라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진정한 대화와 소통은 관용으로부터 시작된다”며 “구속된 철거민 8명과 관련자들에 대해 화해와 관용의 정신으로 특별사면을 단행하여 달라”고 청원했다. 또한, “현 정부가 주장하는 공생사회를 위해서도 정부가 하루빨리 구속된 철거민들의 손을 잡아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이 공허한 일이 되지 않도록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자승 스님은 1일 수감 중인 8명에게 위로편지와 함께 영치금 등을 보냈고, 이르면 다음 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자승 스님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와 한국종교평화지도자회(KCRP)에도 특별사면 청원 운동에 나서도록 요청할 예정이어서, 오는 3.1절 구속자들이 석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승 스님은 2009년 11월 총무원장에 취임한 직후 첫 방문지로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 빈소에 분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용산참사 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