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이사장님 춥고 배고픈 청소노동자를 아십니까"

울산과학대 졸업식장 청소노동자 팻말 시위


"정몽준 재단 이사장님. 쥐꼬리만한 봉급, 춥고 배고픈 청소노동자를 아십니까"

17일 오후 2시 40분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 졸업식장. 빨간 투쟁조끼를 입은 울산지역연대노조 김순자 울산과학대지부장이 졸업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비는 졸업식장 옆 1대학관 계단 난간에서 팻말을 들고 일인시위에 나섰다.

[출처: 용석록 현장기자]

총학생회 간부들과 교직원들이 김순자 지부장의 팻말을 뺏으면서 김 지부장이 난간에서 넘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벌어졌다. 김순자 지부장은 빼앗긴 팻말을 다시 찾아 졸업식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결국 팻말을 뺏기고 말았다.

김순자 지부장은 "졸업식날 일인시위를 해서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었겠지만 졸업식장에 참석한 정몽준 재단 이사장에게 우리 요구를 알릴 길이 이것 밖에 없었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구했다.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에는 청소용역업체인 (주)한성기업과 (주)현대SNS에 23명의 청소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한성기업에서 일하는 8명의 여성노동자는 모두 울산연대노조 조합원이다. 이들은 지난 2007년 울산과학대와 청소용역업체(당시 (주)한영)의 부당해고에 맞서 63일동안 천막농성과 지역 연대투쟁을 벌인 끝에 전원 복직했다. 현대SNS에서 일하는 노동자 15명 가운데 연대노조 조합원은 6명이다.

한성기업에서 일하는 조합원 8명은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1대학관과 2대학관을 청소한다. 1대학관의 경우 5명이 한 층씩 맡아 강의실과 복도, 화장실을 청소하고 2대학관은 3명이 두 층씩 치운다. 두 층을 한 명이 치워야 하는 2대학관 일이 좀더 힘들어 노조에서는 한성기업이 청소노동자 한 명을 더 채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1대학관 한 층에는 6개의 강의실과 6개의 남녀 화장실이 있다. 책이라도 쓰레기로 나오는 날엔 일이 곱절로 힘들다. 조합원 대부분이 50대 중후반이고 60대도 두 명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평균 10년을 일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조합원들은 빨간 조끼를 입고 일했다. 한성기업에서 채용한 소장을 내보내라는 것이 요구였다. 소장은 결국 쫓겨났지만 한성기업은 3월 1일부터 다른 소장을 데려오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을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려고 박아놓는 소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평균근속 10년의 50~60대 여성노동자인 조합원들의 시급은 4500원. 한달 95만원 가량 되는 월급에서 보험료 등으로 이것저것 떼고나면 86만원이 남는다. 여기에 한 달 두 번씩 토,일요일 근무해서 받는 당직수당 10만원을 합친 게 손에 쥐는 임금의 전부다. 설, 추석, 여름휴가비 20만원씩 나오는 걸 빼면 수당이라곤 아예 없다.

김순자 지부장은 "10년을 넘게 일했지만 근속수당도 전혀 없고 손에 쥐는 임금은 휴일근무 합쳐서 한달 96만원이 전부"라며 울산과학대와 한성기업에 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울산연대노조 과학대지부와 한성기업의 임금협상은 3월 중순께부터 시작한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출처: 용석록 현장기자]

[출처: 용석록 현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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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노동자가 생존권 투쟁을 하는데 그 피켓을 빼앗으려는 학생들이 무슨 대학생인가? 현대 자본의 똘마니 용병 아닌가?

  • 한잔척독전대원

    노동자의 고충을 모르는 한심한 자본의 구사대 대학생들아 너희들도 졸업하면 노동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