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표현의 자유 제한 합헌 결정

인권·시민단체 유감 표명 "헌재, 10년만에 후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빚고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인터넷 심의 제도에 대해 23일 헌법재판소가 방심위의 손을 들어줬다.

조중동 광고업체 불매운동 게시물을 삭제당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 회원들과 시멘트 제조과정의 유해성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삭제당한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언론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인권·시민단체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최병성 목사의 사건 대리인인 장주영 변호사는 기자회견 발언에서 “표현의 자유는 기본권의 하나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한 법적근거 하에서는 표현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는다.”라며 이번 판결로 인한 악영향을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박주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변호사 역시 “글을 쓰는 목적은 본인만 아는 주관적인 것인데, 헌법재판관은 범죄의 목적을 유추해서 가려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라며 합헌 판결이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9호는 재판관 5(합헌):3(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2년 6월 불온정보 단속에 대하여 판단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위헌을 결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10년만에 후퇴한 것 아닌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의 청구인인 언소주의 이태봉 회원은 “헌재는 9인 전원이 합의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야당 추천 1인이 공석인 상태에서 결정을 한 것은 위법이 아닌가?”라며 헌재의 결정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청구인인 최병성 목사는 “고등법원 판사들이 제청을 했는데도 합헌 판결이 나온 것은 헌법재판소가 정권의 어용 기관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헌법재판소로 돌아오길 바란다”라며 오늘 합헌 판결을 비판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들 인권·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SNS 등 인터넷 공간에서의 심의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왔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박영선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미네르바법과 인터넷선거운동 금지 위헌 결정 때문에 기대도 했었지만 역시나였다. 강력히 경고한다. 방심위는 정치적이고 표적적인 심의를 해선 안될 것이다. 네티즌 활동가들과 시민의 힘으로 방심위의 인터넷 심의를 없애고 방심위 해체까지 투쟁하겠다”라며 결의를 밝혔다.
태그

방심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서동현 수습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