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럼비 폭파 허가...“온몸으로 막겠다”

제주도 초비상 상황...우근민 도지사 공사중지 명령 발동 검토

6일 서귀포 경찰이 제주해군기지 ‘구럼비’ 바위에 대한 폭파 신청을 허가하면서 제주도에 초비상이 걸렸다.

서귀포경찰서는 6일 오후 대림산업 등 해군기지 시공사가 신청한 ‘화약류 사용 및 양도 양수 허가신청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공사 협력업체 2곳이 건설 현장 1공구에서 최대 8t의 화약으로 발파하고 2공구에서는 최대 35t으로 발파하겠다고 신청했다. 경찰이 승인해준 발파 허가 기간은 최장 5개월로 해군기지 시공사 측은 이 기간 몇 차례에 걸쳐 발파를 나눠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3월 5일 구럼비 폭파 신청을 규탄하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출처: 강정마을회]

한편, 이 소식을 접한 제주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반대 대책위 활동가들은 이날 저녁 7시경 ‘긴급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온몸을 던져서라도 구럼비 바위 폭파를 막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이날 오후 7시 긴급 주민회의를 소집, 구럼비 발파 소식을 알렸다. 강 회장은 “구럼비가 발파되는 것은 강정마을이 부서지는 것”이라며 “온몸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마을회관 스피커를 통해 “해군기지 시공사측이 구럼비를 곧 폭파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에게 긴급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강정마을회와 활동가들은 온 몸을 던져서라도 해군의 구럼비 바위 폭파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문정현 신부도 트위터에서 “강정, 구럼비 발파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싸움이 Count down! 저희는 피를 흘릴지언정 물러날 수 없습니다. 비장합니다”라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현재 제주는 초비상 상황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의 전의경 7개 중대 560여명 외에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경력 6개 중대에 여경 1개 제대 등 모두 510여명을 추가 증원해 강정항과 해군기지 건설 현장 주변에 배치한 상태다.

한편, <제주의 소리>는 공사중지 명령권을 가진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중지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6일 오후 늦게 긴급 타전했다.

<제주의 소리>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일부 의원들은 강정마을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인 점을 들어 우 지사에게 긴급 수단을 강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 지사는 7일 오전 이 같은 입장을 담은 공문을 해군에 보내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구럼비 바위는 폭이 1.2km나 되는 한 덩어리로 된 세계적 희귀지형으로 과거 바다로 흘러간 용암과 바다에서 솟아난 바위가 한 덩어리가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럼비 바위 앞 바다에 있는 범섬 일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태그

강정마을 , 구럼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참세상 편집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