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출신’ 서귀포 경찰서장, 구럼비 폭파 강행의지였나

서귀포 서장 6개월 동안 5번 교체...정부 대책회의 직후 타지역인사 교체

6일 오후, 이동민 서귀포 경찰서장은 구럼비 폭파를 전격적으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7일 새벽 경찰병력 1,000여명이 투입돼 구럼비 폭파가 진행중이다. 해군기지 건설 시행사인 대림건설은 그동안 두 차례나 구럼비 폭파 허가를 신청했지만 서귀포 경찰서는 이를 모두 반려해왔다.

서귀포 경찰서엔 해군기지건설 반대투쟁이 본격화된 작년 7월부터 6개월간 총 5명의 서장이 부임했다.

  이동민 서귀포 경찰서장
현 이동민 서장의 전임인 김학철 서장도 대기발령 당시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경질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김학철 서장은 두 번의 구럼비 발파 허가 신청을 모두 반려했었다. 또 구럼비 문제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송양화 서장은 조현오 경찰청장이 직접 경질했다. 8월 24일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크레인이 조립되는 것을 보고 달려온 마을 주민들을 강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주민들에게 둘려싸여 늦은 밤까지 경찰서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조현오 청장은 이를 “공권력이 무력화 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송 서장을 경질했다.

따라서 지난 달 22일 이동민 현 서장은 서귀포 경찰서장으로 부임 할 때부터 정권의 ‘강행의지’를 관철시킬 첨병으로 예측됐고 결국 발파 허가가 떨어지게 됐다.

이 서장이 이전의 서장들과 눈에 띄게 다른 점 중 하나가 ‘육지 출신’이라는 점이다. 제주 출신이었던 전 서장들과 달리, 이 서장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제주도는 ‘괸당’이라는 지역적 공동체 의식이 뿌리 깊게 남아있다. 괸당은 같은 섬사람들간의 유대와 동료의식을 의미한다. 아무래도 ‘강공’의 첨병으로 괸당이 있는 제주 출신보단 육지 출신의 인사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강정에선 늘 공권력 행사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는데, 제주 출신의 서귀포 경찰서장들이 이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결정적 순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못해 정권의 강공 드라이브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 서장의 부임 시점도 해군기지 공사 강행과 관련있어 보인다. 정부의 ‘강정항 공사 재개관련 관계부처 협조회의’가 이뤄진 직후 이 서장의 부임이 곧바로 결정됐다. 공사 재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확정 지은 후 육지 출신 인사를 확정지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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