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에는 드넓은 공사판이 벌어져있었고, 이전에 그들이 보았던 아름다운 꽃은 볼 수 없었다. 그저 거대한 구조물들만 존재할 뿐이었다. 성직자들은 “강정은 평화다” “구럼비를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이윽고 달려온 경찰들은 그들을 진압했고, 성직자들은 사지가 들린 채 밖으로 끌려나왔다.
▲ 문규현 신부가 경찰들에 의해 들려 나가고 있다. |
그들을 밖으로 운반하면서 문지기 하나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이렇게 열심히 사진 찍어서 가져가면 수당이 더 나오나?” “월급이 나오죠” “그럼, 수당도 없는데 사명감 같은 걸로 이렇게 위험하게 남의 사유지를 부수고 들어온거냐” “...” 대꾸할만한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육중한 몸집의 문지기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물음을 이었다.
“인권을 말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욕을 하는 건 뭐냐?” “...” “돈 받고 하는 일이지만 찝찝하다, 저 사람들은 뭘 얻는거냐?” “...” “전부다 자기 욕심 채우려고 하는 짓들 아닌가?” “...” 모든 물음에 마땅한 대답을 떠올리지 못했다. 그저 “고생하시네요”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말했다. “동생이 해군이다, 참수리호에 있는데 동생은 이 해군기지가 좋은거라고 했다” “동생분 말만 듣지 말고, 한번 이분들이 말하는 것도 들어보세요” 라는 말에, 그는 “읽어봤죠”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가 읽어 본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 용역들이 등을 돌린 채 서있다. |
성직자들은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호송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직자들은 “아무리 우리를 잡아가두어도 끝없이, 쉬지 않고 다시 들어올 것이다”며 결의를 다졌다. 탈진한 상태로 끌려나온 송영섭 목사는 그 상태에서도 쉬지 않고 “강정은 양심이다, 강정은 생명이다, 강정은 자유다, 강정은 평화다”며 절규했다. 전경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그는 쉬지않고 “이 땅의 그리스도인 여러분 강도 만난 강정을 외면하지 말자”며 소리치며 호소했다.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을 때, 앵글 속에서 또 하나의 슬픈 얼굴을 보았다. 송 목사를 오른쪽에서 붙들고 있던 앳된 얼굴의 전경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슬픔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전경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송 목사가 말한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슬픔 표정을 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 송영섭 목사는 “강정은 양심이다, 강정은 생명이다, 강정은 자유다, 강정은 평화다”며 절규했다. |
이날, 펜스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간 성직자들을 비롯해서, 그들의 연행을 막던 사람들까지 25명이 연행 되었다. 해군기지를 막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이제 연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죄가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루 또는 이틀, 유치장에서 또 다른 투쟁을 전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연행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과, 찝찝함을 안고, 슬픔을 안고 ‘일’하고 있는 이들 간의 싸움은 지난하다. 이들은 이렇게 싸워야 할 이유가 사실 없다. 언제쯤일까, 이들을 서로 싸움붙이고 뒤에 숨어서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을 자본의 간악한 얼굴이 드러나는 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