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가명, 25)씨는 경북대를 다니는 학생이다. 그는 대학에 들어오면서 해보지 않은 알바가 없다. 그는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업주 입장에서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높은 게 부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고시원 월세내고, 교통비에 밥값하면 남는게 없어서 용돈도 타 쓴다고 하더라”며 임금이 낮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씨와 그의 친구가 시급 5천원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 지난 3월 6일 경총은 최저임금을 동결할 것을 발표했다. |
지난 3월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유럽재정위기 등의 대외악재를 이유로 올해 임금인상을 2.9% 이하로 권고했다. 더불어 최저임금이 정책적 목표를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동결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경총의 2.9% 이하 임금가이드라인과 최저임금 동결발표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물가인상률 3.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8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대구지역 59개 노동, 사회단체는 ‘생활임금쟁취! 최저임금대폭인상! 대구연대회의(대구연대회의)’를 만들고 대구경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총의 최저임금 동결 발표를 규탄하고, 생활임금보장과 최저임금대폭인상을 촉구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경총의 권고는 경제위기 운운하며 또 다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저임금 구조를 안착화하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실제 지난 3월 7일 민주노총이 발표한 2012년 표준생계비에 따르면 4인가구의 한 달 표준생계비는 5,261,474원이다. 경총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고, 최저임금을 동결하면 830만 명을 넘어선 비정규직 노동자 부부의 월평균 임금을 합쳐도 표준생계비에 턱 없이 모자라는 꼴이 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경총 건물을 보면 우리사회가 어떤지 알 수 있다”며 “경총 건물에 새누리당 후보 사무실이 함께 있다. 이는 자본과 국가권력이 어떻게 결탁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경총 건물 전면에 새누리당 후보의 홍보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서 집행위원장은 “최저임금 100원, 200원 올리는 투쟁에서 벗어나서 생활임금을 쟁취할 수 있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무강 경북대학교 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저임금을 이야기하면 사장님들이 사회 경험 시켜주는 거라면서 너 말고도 일할 사람은 많다고 말한다”면서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을 바꾸는데 대학생들도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동결을 발표한 경총을 규탄하고 있다. |
대구연대회의는 4월 1일부터 개최되는 2013년도 최저임금심의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소한 시급 5,600원, 월 117만원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