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들어서만 14번째 해직...군사정권 이래 초유의 언론탄압

해직 언론인, “MB 사과하고 하야하라”

지난 2일 MBC 노조의 정영하 위원장과 강지웅 사무국장이 해고되면서 현 정권 4년동안 해직된 언론인이 총 14명으로 늘었다.

2008년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를 지냈던 YTN 구본홍 사장의 임명을 반대하다 그해 10월 해고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해고자를 시작으로 MBC의 이근행, 이용마, 박성호, 정대균, 부산일보 이호진, 국민일보 조상운까지 이번 정권에 들어서만 총 14명의 언론 노동자가 해고당했다. 14명의 언론인이 한 정권에서 해직당하는 일은 민간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5일 오전 프레스센터 앞에서 해직언론인들이 동참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언론탄압 중단과 해직 언론인들의 복직,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장악에 맞서 저항했고 지금도 분투하고 있는 이들 14명의 해직자들이야 말로 시대의 양심이고 의인”이라면서 “이들의 존재야말로 언론의 제자리 찾기와 이 사회의 정상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해 해직 언론인들의 투쟁을 격려했다.

현 정권에서 가장 먼저 해직당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해직당시에는 (해직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돌발적인 사건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그러나 당시 YTN의 해직자 6명, 징계자 30여명이 현재 해직자 14명, 징계자는 300명에 이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일부 부역언론인에 의한 우발적인 일이라는 판단은 잘못된것이었다. 이는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라고 정권의 언론장악 의도가 해직 언론인을 양산해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MB는 해고자를 늘려가며 언론인을 협박하고 겁주면서 언론장악을 기도했으나 그 시도는 실패했다”고 말하며 “피바람이 더욱 불지 몰라도 이미 강력한 대오를 형성한 우리에게 힘과 열정만을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투쟁의 다짐을 밝혔다.

지난달 19일 해고가 확정된 MBC 노조의 이용마 홍보국장은 “해직된 동료들을 보니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광우병 소고기 파동 당시에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고를 하면서 소통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의 소통이란 자기의 얘기를 강변하는 것이었다”면서 “보도를 누락하고 축소, 왜곡 보도를 지시하면서 여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제 낙하산 사장과 이명박 정권은 우리의 파업투쟁으로 해고위기에 처해있으니 어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에 해고통보를 받아 가장 최근에 해직 언론인이 된 MBC 노조의 정영하 위원장과 강지웅 사무처장은 17명의 MBC 언론노동자들이 다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음을 밝혔다. 정영하 위원장은 “우리사회의 언론탄압 지수는 현재 14”라면서 “언론탄압 지수가 0이 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투쟁 결의를 밝혔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진실보도, 공정보도의 마이크를 빼앗긴 해직 언론인들은 뉴스타파, 제대로 뉴스데스크, Reset 뉴스9 등 대안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해갈의 기쁨을 전해주고 있으며 이는 공정보도 독립 언론이 바로서야 함을 보여주는 역설에 다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사찰의 수괴임을 시인, 즉각 하야하고 △ 공정언론 파탄 부역자들의 즉각 퇴출 △ 불법사찰 관련자 즉각 공개 △ 해직언론인 즉각 복귀 등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MB정부는 이미 사망했다는 의미의 검은색 옷차림으로 회견에 참석했다. 회견이 끝난 직후에는 국민들 앞에 정중한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로 넥타이를 묶어주는 상징의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한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서비스분야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단체인 UNI 아시아태평양지부는 언론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운영위원회 결의안을 언론노조 앞으로 보내왔다.

UNI아시아태평양지부는 결의안을 통해 낙하산 사장의 해임과 해직 언론인들의 복권,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현 정부에 대한 언론탄압 중지촉구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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