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삼성”, 무노조 월마트 역사상 첫 매점노동자 파업

12개주 28개 매장에서 파업 시위...산업행동 확산될 듯

월마트 매점노동자들이 역사적인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미국 전체 12개 주 28개 매장에서 파업이 벌어졌다. 국내 삼성처럼 무노조 탄압에 신음했던 노동자들은 월마트 50년 역사상 첫 번째 소매노동자의 파업이라고 평가했다.

10일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에 따르면 9일 미국 전국 12개주의 약 28개 월마트 매점노동자들이 전례 없는 파업 시위에 나섰다. 이는 5일 만에 2번째 벌어진 파업이다. 파업은 로스엔젤레스에서 시작해 달라스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워싱턴 D.C. 등으로 확산됐다.

[출처: http://www.democracynow.org 화면 캡처]

<데모크라시나우>에서 죠쉬 에이델슨은 “월마트 노동자들의 파업은 현재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하나의 물결”이라며 “지난 6월 월마트 미국 CJ 씨푸드 매점에서 8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나섰고 지난 달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월마트 공급 연쇄점에서 파업이 일어났으며 지난 주와 어제 파업이 확산됐다”고 밝혔다. 에이델슨은 최근 미국의 독립적인 비영리 뉴스잡지 <인디즈타임즈>에 월마트 매점노동자 파업을 기고한 바 있다.

월마트 매점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이 없으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불충분한 임금을 받아왔다. 매점노동자들은 파업과 함께 10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아칸소 주의 벤튼빌에서 진행되는 월마트 투자자 회의에서 노동조건 향상을 요구하며 시위할 계획이다.

파업노동자들은 월마트가 노동조건 개선을 외치는 노동자들을 묵살하고 보복해온 문제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월마트 노동자 칼튼 스미스는 “월마트가 지난해 우리에게 월마트 개선을 위한 조직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어떠한 보복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보복 당했다”고 밝혔다.

월마트 사측은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기업의 신뢰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소수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월마트는 삼성같은 100% 무노조 기업, 그러나 노동자들의 파업 확산될 듯”

그러나 월마트는 열악한 노동조건, 낮은 임금, 무노동조합으로 비판받아 왔다. 특히 국내 삼성과 같은 무노동조합 전략으로 악명 높다.

임월산 공공운수노조연맹 국제국장은 “월마트는 삼성 같은 100% 무노조 기업”이라며 “노동조합 소식만 들리면 해고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월마트에 맞선 매점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파업에 대해 에이델슨은 <데모크라시나우>에서 그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실제적인 산업 행동주의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일 수 있는 잠재성을 보인다. 이는 다른 노동자들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으며 (현재까지와) 완전히 다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월산 국제국장 또한 “이전에는 노동자들의 단체 행동이 없어 세계 판매규모 최대의 유통 공룡 월마트의 노동 탄압 문제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노동자들의 파업은 일반인에게까지 월마트의 노동현실을 폭로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고 “매점 노동자들의 파업이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9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단행됐던 월마트 창고노동자들의 파업은 9월말 월마트 사측이 창고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마무리됐다.

당시 한국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비스연맹 등 노동사회단체는 월마트 창고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연대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