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공무원 총회투쟁, 14만 조합원이 주체로 서는 계기 될 것”

[인터뷰] 김중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중남)이 오는 20일, ‘1020 총회투쟁’을 개최한다.

14만 조합원 전체의 뜻을 모아 △해직자 원직복직 △설립신고 쟁취 △5, 6급 근속승진제 쟁취 △정치 표현의 자유 쟁취 △공무원 보수 인상 및 보수결정구조 개선 △대학생 자녀 학자금 쟁취 등 당면한 과제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다.

또한 노조는 올해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공간을 활용해 14만 조합원의 요구를 정치권에 전달하고, 이후 투쟁 결의를 통해 조직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치권 역시 공무원노조 총회를 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이번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안철수 후보 역시 참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기 지도부가 출범한 지 7개월. 노조는 이번 총회를 통해 공무원노조가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총회를 통한 조직력 강화와 조합원의 주체적 참여, 총선과 대선을 통한 당면 과제 해결 등 숱한 변화지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로 10년을 맞은 공무원노조는, 이후 10년의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참세상>은 공무원노조 ‘1020 총회투쟁’을 맞아,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으로부터 이번 총회의 의미와 10년의 과제, 대선 공간에서의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이번 총회가, 조합원들의 주체성을 모아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 “1020 총회투쟁, 조합원들이 주체로 인식하는 계기 될 것”

1020 총회투쟁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준비는 잘 돼가고 있나

5월 1차 순회를 시작으로 지난주 까지 집회 등을 개최하며 현장 여론을 조직했다. 현재는 마무리 단계며 잘 준비하고 있다. 총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최소 5만 명이 와야 하는 상황인데, 가능하면 (약 7만 명 수용 가능한) 잠실 주경기장을 다 채워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반응이나 분위기가 좋아서 희망적이다.

현장분위기는 어떤가

노조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됐지만, 사실상 상층단위의 핵심간부 중심으로 노조가 운영돼 왔다. 그래서 조합원 전체 권익과 노동현황 관련해 설명하는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는 1년 내내 조합원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 이런 과정에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의 참여도가 높아졌다. 참여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 조합원들이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하는구나 생각하고 적극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번 총회투쟁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2004년 총파업 이후부터 시작됐던 8년의 과정을 보면, 연금법 개악 당시 공무원노조 조직차원에서 조합원들을 동원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전체조합원을 대상으로 찾아다니면서 투쟁의 주체로 만들어 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이번 총회를 통해 조합원들이 조합의 주인이고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조합원들이 주체가 돼, 가장 시급한 사안인 설립신고, 해직자 문제 등을 총회에서 의결하고 이를 행안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에 전달할 것이다. 이로써 정부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 낼 것이라 본다.

총회에서 중심으로 다룰 사안은 뭔가

설립신고 문제와 해직자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공무원들의 정치표현의 자유와 임금인상, 자녀학자금 문제 등도 중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 취임 7개월, “당당하게 임금, 정치표현의 자유 말할 수 있게 됐다”

취임 7개월을 맞았다. 어떻게 보냈나

10년간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된 시간이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이제 공무원 사회가 당당하게 임금의 문제와 정치표현의 자유까지 사회적 의제로 던질 수 있는 조건이 됐다고 본다. 핵심활동가들이 총회를 통한 조합원들의 조직 가능성을 이해하고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이것이 향후 공무원노조 성장에 큰 힘이 되리라 전망한다.

또한 노조 내부의 새로운 리더들을 확보하고 발굴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공무원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얻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식화가 내부교육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서 대단히 의미 있고 보람된 기간이었다.

출범당시 내부 혁신 공약을 꺼내 들었다. 현재 진행상황과 계획은?

남은 임기 동안 해야 할 일은, 총회에서 조직된 힘으로 조합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핵심간부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와 똑같은 비율로 현장 노동자들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앙의 각종 위원회 틀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노조 중앙 조직에 대한 재평가와 혁신 방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정책연구소를 늘리기 위해 대의원대회에 보고 했고, 특별회계 규약을 통해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변호사를 채용해 장기적으로 법률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며, 공무원노조 10년 역사를 기록하는 일도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 다니면서 조합원들을 많이 만나신 것 같다. 현재 공무원들의 생활은 어떤가

진짜 힘들다. 공무원의 봉급은 우리 사회의 최저생계비에서 한 푼도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50이 넘었는데, 이 나이 돼서 아이를 대학에 보내려면 거의 빚으로 유지하는 생활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일반회사는 퇴직금 제도가 있지만, 우리는 퇴직금제도가 없다. 때문에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나이가 되면 부채가 급속하게 늘어난다. 공무원 역시 다른 노동자들처럼 불안정한 삶이 급속도로 확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정부는 인구 백만 명을 고용하는 어마어마한 사용자다. 하지만 이들의 자녀에게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은 한 푼도 없다. 가장 큰 사용자인 정부가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에게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그 이외의 계층에도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수 없다. 공무원 사회의 노사관계를 단초로 사회 전반의 노동과 고용의 문제가 향상될 수 있다. 정부가 사용자로서 새로운 인식을 하고, 이 문제의식이 우리 사회로 옮겨가는 것이 최고의 로드맵이라고 생각한다.

# “정권교체, 설립신고와 해직자문제 등 해결될 것”

[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권교체 이후 설립신고, 해직자 문제 등 노조 주요 사안들을 해결할 것으로 전망하나

그렇다. 새누리당도 대통합을 이야기하고 있고,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 쪽에서도 노동자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 해직자문제도 차기 정부가 전향적으로 생각할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내년에 야권후보가 당선되면 설립신고와 해직자 문제가 연달아서 해결될 여지가 많다. 그렇게 하도록 계속 요구하고 있고,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주요 의제와 관련해 대선후보들과 이야기가 되고 있는 건가

민주통합당 쪽은 행안위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고, 문재인 캠프 쪽 역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와도 여러 차례 미팅이 있었다. 노조에서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그쪽 역시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 측은 현재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은 없다. 다만 박 후보 측에 노동부문에 대한 전향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은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당 후보가 확정되면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다.

총선 당시에도 민주통합당 등 야권과 정책협약에 나섰다. 내부 평가가 어떤가

당시 노조가 주로 제기했던 6가지 문제가 민주통합당과의 협약을 통해 다 받아들여졌다. 총선 이후에도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 속에서 향후 9가지 정도의 협약을 실질적으로 진행시키자고 이야기 했고, 실무팀을 만드는 것에도 합의했다. 홍영표 의원이 민주당 쪽 실무책임자를 맡기로 했었는데, 현재 당 안에서 실무선들이 정확하게 만들어진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홍 의원과 민주노총이 해직자 특별법을 준비하면서 8~9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였다. 그런 것들이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공무원노조, 대선에서 큰 역량 발휘할 것”

정권교체가 절실한 만큼, 대선에 결합할 필요성도 느낄 것 같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해직자 136명이 남아 있는데, 그분들과 역동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 내부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현재 진보정당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통합진보당 사태가 벌어진 후, 진보진영이 그 문제에 통일된 의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민주노총 자체가 대선방침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합의된 사항으로 노동의제를 전진시켜보자는 것만 거칠게 이야기 되고 있다. 다만 각 영역에서 대선 국면 속에서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은 있다. 우리도 내부적으로 우리도 1020 총회가 끝나면, 그 부분과 활발히 소통해 확대하고, 정치표현의 자유 부분까지 대선 국면 속에서 이야기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선 국면에서 노조 활동 방향의 큰 그림은 뭔가

(산별노조가 각개 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큰 틀을 마련하면 함께 갈 것이다. 노조 차원에서는 역사를 바로세우고, 진보가 전진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기 위해 전국공무원노조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 방법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회가 끝나고 나면 11월 대의원대회까지 각 조직이 유기적 조직화하고 활동해 나갈 것이다.

# 공무원노조 향후 10년
“한국사회에 노동의 가치 내제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 할 것”


[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지난 10년간의 공무원노조 역사를 평가해 본다면?

대단히 멋진 10년이었다. 최초로 공무원들이 결사했고, 투쟁을 전면화하면서 가장 최고의 투쟁을 해 왔던 10년이었다. 향후 밝고 힘 있는 공무원 사회가 되기 위한 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10년간의 발전이 없었다면 관료들에게 종속된 상태로 남아있었겠지만, 투쟁해 오면서 잘못된 시스템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공무원 역사에서 의미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10년 뒤, 꿈꾸고 있는 공무원 노조의 모습을 말해 달라

공무원노조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 최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정책을 판단하는 중심에 노동의 가치가 내재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을 하는 집단으로 자리매김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내부에서 비판적이고 겸허한 자세를 지속해서 가져갈 것이다. 그 준비가 우리 조합 안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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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 김중남 , 1020총회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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