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로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공현 씨는 지난 9월 7일, 교도소 측으로부터 ‘서신검열 대상자’로 지정됐다. ‘서신검열 대상자’로 지정되면서 공현 씨가 주고받는 모든 서신이 교도관들에 의해 검열 당하고 읽힐 위험에 놓이게 됐다. 공현 씨는 이에 따라 “청원권 행사를 위한 서신을 포함한 각종 서신의 발송을 주저하게 되어 통신비밀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인권단체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아수나로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공현 씨에 대한 ‘서신검열 대상자’ 지정 취소 등을 요구하며 11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 인권단체는 진정서에서 여주교도소 측이 피해자에 대한 ‘서신검열 대상자’ 지정을 취소하고 향후 이와 같은 부당한 처분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과 법무부 장관이 서신 검열의 사유를 법령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형집행법 및 관련 예규를 수용자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 공현 씨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교도소 측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교도소 내부의 사안을 과장 또는 왜곡된 표현으로 SNS를 통해 유포하여 서신검열 대상자로 지정했다”고 공현 씨를 서신검열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교도소 측은 “공현 씨의 서신 중 불허되거나 영치된 서신은 없다”고 밝혔다.
공현 씨는 지인에게 “여름이라 여주교도소에서 솜이불, 침낭, 겨울옷 등을 다 빼앗고 처벌한다고 한다”거나 “감옥에선 마땅한 물병이 없어 PET병을 재사용한다, 몸에 안좋을 듯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발송했다. 지인은 SNS를 통해 이 내용을 전달했다.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에 제기한 진정서에서 “교도소 측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내부의 사안’, ‘과장’, ‘왜곡’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공현 씨의 통신비밀의 자유를 제한할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설사 공현 씨의 게시글에 ‘과장 또는 왜곡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나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도소 측의 서신검열 대상자 지정이 합당하지 않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