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애인의 날, ‘권리와 투쟁과 연대의 마당’

장애인 단체들 도심집회, “장애등급, 부양의무제 폐지될 때까지 농성 계속”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20회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권리와 투쟁과 연대의 마당’을 열었다. 200여명의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도심을 행진하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24시간 활동보조인 보장 등을 촉구했다.

[출처: 전장연]

‘권리와 투쟁의 연대마당’은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이수호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시작됐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 후보는 타 후보들과 달리 선거대책본부에 장애인 캠프를 따로 두고 장애인 교육 문제를 직접 고민, 그 결과를 선거 공약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학생 특성화 교육 강화와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장애학생 차별 없는 학교 만들기, 청각장애인 교육권 보장, 특수학급·학교·교사 확대 및 증원 정책 등을 이수호 교육감 후보에게 제안했다.

이수호 후보는 “장애인 교육의 권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호 후보는 “ 가능한 많은 제안과 의견을 듣고 장애인 교육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장애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교육정책 수립을 약속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오후 2시 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법의 제정을 촉구하며집회를 열었다.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권 운동가 김주영 씨가 지난 10월 26일, 집에서 화재가 일어났음에도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목숨을 잃은 사건과 지난 9월엔 중증 근육장애인 허정석씨, 또 지난 10월 29일에는 파주에서 일어난 화재로 중증장애를 가진 동생을 대피시키려던 열세살 누이가 목숨을 잃는 사건들을 언급하며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가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출처: 전장연]

이들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폐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등 장애인 활동지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확대돼야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권리와 투쟁과 연대의 마당’을 시작하기 전인 3일 아침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 인상과 활동보조인의 24시간 활동보조 보장을 촉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 위한 장애인 단체들의 농성이 105일 째를 맞이했다고 강조하며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을 의학적으로 구분하는 반인권적인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양의무제에 대해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를 강조하지만 부양의무제를 완전히 폐지해야만 복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완전 폐기를 촉구했다.

현재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는 서비스 상한제한으로 월 최대 급여량은 180시간에 불과하다. 장애인 단체들은 “하루24시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경우 중증장애인의 경우,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자립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서비스 수급자격의 유효기간을 만 2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전체 장애인 활동보조 이용자 약 5만여 명 중, 3만여 명이 2013년 5월말까지 수급자격 재판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또한 장애등급을 판단하는 인정조사점수 기준이 상향조정 됨에 따라 수급자격 재판정 시 장애인들이 줄줄이 수급자격에서 탈락하거나 막대한 수급서비스 하락 사태가 예견되고 있다.

[출처: 전장연]

보건복지부 역시 적지 않은 수의 장애인들이 수급자격 탈락을 예견했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어떤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장애인 활동지원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광화문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어느 권력자에 의한 시혜가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제도들을 폐지하고 그 성과를 김주영 열사의 영정에 바치자”고 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시민들에게 본인들의 요구를 선전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해, 재능교육 농성장과 쌍용차 분향소에서 연대 집회를 열고 6시경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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