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박사고’ 고3실습생 실종...원청 한라건설 ‘무대응’

“한라건설 보이지도 않아”...잇따른 실습생 사고로 전남교육청 도마 위

울산 작업선 전복사고로 고3 현장실습행 홍성대군이 나흘째 실종된 가운데, 원청인 한라그룹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유족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홍성대 군은 약 두 달 전, 현장실습생으로 울산신항만공사현장인 울산 앞바다 방파제 공사 현장에 투입됐다. 해당 공사는 발주처가 항만청인 국가공사로, 원청업체는 한라건설이다. 공사는 하도급 업체가 맡고 있다.

  한라건설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라건설이 울산신항 북방파제(제3공구)축조공사를 대형사를 제치고 수주하였다'고 선전했다. [출처: 한라건설]

홍성대 군의 아버지 홍경표 씨는 “항만청이나 한라건설에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한 정작 원청인 한라건설 쪽에서는 아직까지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원청 책임자가 나와서 먼저 사과를 해야 할 판에 아직까지도 한라건설 원청 책임자가 와서 사과했다는 말은 못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고가 회사 측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였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홍 씨는 18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기상청에서 관제소에 낮 12시에 풍랑주의보 발효를 알리고 피항하라는 통보가 갔지만 그날 오후 6시 30분에 교대근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사 측에서 공사 마무리 일정이 10일 정도 남아 있어 그 일정에 무리하게 맞추려고 안일한 생각으로 대기를 시켰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인명이나 인권보다는 회사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고로 전라남도교육청의 지도감독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현장실습생 사고가 발생하는데도,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작년 12월, 기아차 광주공장 고3 현장실습행 김민재 군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약 1년 만에 또 다시 순천효산고 고3 현장실습생인 홍 군 실종 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출처: 살인적 현장실습 폐지를 위한 광주전남대책위원회]

때문에 17일, ‘살인적 현장실습 폐지를 위한 광주전남대책위원회(대책위)’는 전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울산신항만공사 석정건설 작업선 전복사고에 전남 현장실습생 희생은 전남교육청의 잘못된 행정이 가져온 비극”이라며 규탄했다.

대책위는 “작년 기아차 현장실습생 사고이후 대책위는 전라남도교육청에 책임자 중징계를 포함한 인사조치로 일선 학교에 경각심을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전라남도교육청은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며 ‘주의촉구’등 경징계로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교과부와 고용노동부는 울산 작업선 전복사고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교육적 효과도 없고 기업체의 이윤창출을 위한 저임금 노동력 제공 도구로 전락한 살인적인 현장실습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7시 10분 경,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공사현장에서, 석정36호 선박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7명이 숨지고, 홍 군을 포함한 5명이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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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생 , 울산 작업선 전복 , 한라건설 , 전라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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