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당대표 선거엔 김현우 위원장 외에 녹색사회주의연대(녹사연)+구 통합파+구 하나로파 연합이 이용길 전 사무총장을 당대표 후보로 거론하고 있으며, 구 사회당 계는 금민 전 위원장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애초 이번 진보신당 당대표 선거는 녹사연+구 통합파+구 하나로파 대(VS) 구 사회당 세력의 양자 구도 가능성이 높았다. 이용길 전 사무총장은 당대 최대 세력인 녹사연에 속해있으며 김현우 위원장도 녹사연 회원이었지만, 출마 선언을 앞두고 녹사연에서 탈퇴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우 녹색위원장은 양자구도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당의 진로에 관한 다양한 논쟁을 이끌어 내 기존 당내 구도에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 지난 9월 20일 20일 오후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서울 마포구 진보신당 당사를 예방하자, 김현우 녹색위원장이 “진보신당 전 대표 노회찬 의원은 돌아가시기 바랍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들이 탈당한 것에 대한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
김현우 위원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좌파정치의 대의를 저버린 명망가들은 떠나갔지만, 그것의 대체물을 희구하는 과거회귀적 정치공학이 우리를 주저하고 방황하게 만들었다”며 “뚜렷한 노선과 계획이 부재한 당에서 기존 운동의 담합구조가 당의 자원을 모아내지 못하고 과감한 결정과 실천을 미루게 만들었으며, 당원들은 방치되고 배제되었다”고 홍세화 지도부를 평가했다.
홍세화 지도부는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전 대표 등이 통합진보당으로 떠난 후 당내 최대 세력인 녹사연이 중심이 돼 세운 일종의 통합지도부 였다. 이런 통합지도부 구성이 오히려 기존운동의 담합 구조를 만들고, 당을 더 지리멸렬하게 했다는 것이다.
김현우 위원장은 “좌파정치의 주역으로 우리 스스로 강하게 설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연대든 연합이든 가능했던 것임이 충분히 확인된 지난 5년이었다”며 “이번 대표단 선거와 다가올 재창당을 경유하며,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당인가, 누구와 싸우고자 하는 당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녹색은 한없이 불온하고 끊임없이 급진적이어야”
김현우 위원장은 이런 의미에서 도발적인 논쟁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우선 “지금까지 이야기되어 온 바와 같은 ‘노동중심’의 정당은 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더욱 고통 받으면서도 더욱 보편화된 노동자/비노동자 존재를 대변하고, 더욱 다양해진 수탈과 포섭에 대항하는 무기와 태세로서 노동중심 정당은 오히려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과 ‘조직’을 가졌던 노동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때로는 우산으로, 때로는 동료로 함께 새로운 노동정치를 아래로부터 건설해나가자는 구상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중심성 뿐 아니라 녹색의 가치에 대해서도 보다 반자본주의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단순한 ‘녹색’을 덧붙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노동자와 자연을 모두 착취하며 한계점까지 도달해있는 자본주의라는 실체를 직시하지 않는 녹색이라면 그것 역시 지배체제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녹색이 자본주의의 액세서리가 아니라면 녹색은 한없이 불온하고 끊임없이 급진적이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저 역시 주장한 바 있는 ‘녹색사회당’조차 이미 낡은 깃발인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또한 ‘진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결별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진보’를 참칭하는 당파들이 이 용어를 이미 오염시켜 왔을 뿐더러, 이 용어는 역사적 ‘진보성’마저 상실했다”며 “진보는 성장과 발달, 그리고 경쟁을 전제한 것으로, 상대적인 앞섬, 상대적인 올바름으로서의 진보는 우리가 추구해 온 ‘평등, 생태, 평화, 연대’의 세상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아무런 입장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가 전방위적으로 우리의 삶을 황폐화하고 있다면 대응 또한 전방위적이어야 한다”며 자본주의 피해대중들의 공동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일상적 진지이자 전진기지로서 ‘반자본주의 무지개 좌파정당’을 강조했다.
한편 진보신당 5기 지도부 선거 일정은 2013년 1월 2-4일 후보자 등록, 5일부터 선거운동 돌입, 28일-2월 1일까지 투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