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에서 석방된 이충연 위원장은 만 4년만에 출소하면서 “용산은 흔들림 없이 소외받고 탄압받는 이들을 위해 싸우며 진상규명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연 씨의 아내인 정영신 씨도 “남편이 출소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용산참사 진상규명 ‘시즌2’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교도소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이충연 위원장의 어머니인 전재숙 씨와 정영신 씨를 비롯해 전국철거민연합, 용산참사진상규명위 활동가들, 이들을 취재하려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0시, 이충연 씨가 교도소 밖으로 나오자 전재숙 씨와 정영신 씨는 이충연 씨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충연 위원장은 출소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출소의 기쁨을 표현하면서도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비롯해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충연 위원장은 출소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쌍용차 분향소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투기건설자본에 의해 쫓겨나는 철거민들과 먹튀자본에 의해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처지는 똑같다”면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와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충연 위원장은 출소소감을 묻는 말에 “가족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지만, 남경남 전 전철연 의장도 사면대상에서 제외됐고 측근 사면을 위해 용산참사 구속자들을 구색맞추기로 끼워넣은 데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내가 저들을 용서할 순 있지만 저들에겐 나를 용서할 권한이 없다”며 이번 사면의 속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용산참사 유가족에서 진상규명위원회 활동가로 변모한 정영신 씨도 남편의 출소를 반김과 동시에 용산참사 진상규명 시즌2를 선언했다. 정영신 씨는 “구속자들의 출소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용산참사 진상규명 시즌 2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신 씨는 이어 “나만 남편을 다시 만나게 돼서 유가족 어머님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영신 씨는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용산의 며느리, 아들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충연 위원장은 “교도소에서 지내며 다른 사람들의 일에 무지했던 일이 가장 부끄럽고 후회됐다”며 쌍용차 사태를 비롯해 연대활동을 더욱 활발히 벌여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히 쌍용자동차 국정조사가 속히 진행되야 한다고 강조하며 “박근혜 당선인이 약속했던 것처럼 하루빨리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소외되고 탄압받는 이들과 연대해 인권이 존중받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늘 석방된 5명은 이날 오후 7시, 대한문에 모여 환영문화제에 참석한다. 이충연 위원장은 다음 날,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으로 아버지인 故 이상림 씨를 찾을 예정이다. 이충연 씨는 2010년 사망 355일만에 치러진 장례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3년만에 처음으로 아버지를 찾는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구치소에서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출소했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성찰과 반성을 했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는 말을 하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