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 속도전, 정부부처 반대로 무산

관제업무 이관 법개정 ‘무산’...노조 “당연한 결과”

이명박정부가 임기 말 철도 KTX 민영화를 위해 강행했던 철도 관제업무 이관이 결국 정부부처의 반대로 무산됐다. 상위법인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도법) 개정 없이 하위 시행령·시행규칙만 바꿔 추진하려고 했던 국토해양부의 계획이 무리수였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9일 철도 관제업무를 철도공사에서 철도시설공단으로 넘기는 내용의 철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국무회의에 안건 상정조차 못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철도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지난 2월 19일 국토부에 발송한 검토의견에서 “관제권 이관은 경쟁체제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개정은 경쟁체제 도입 결정과 시기를 같이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 의견을 냈다.

기획재정부는 또 철도경쟁체제 도입을 명시하고 있는 대목에 대해서도 “도입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경쟁체제 도입을 명시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만 증폭시킬 우려가 있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동일하게 삭제 의견을 냈다.

  [자료: 기획재정부 발송 의견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 운영의 관제업무는 사람에 비교하면 뇌와 같은 부분인데, 국토부의 안은 뇌를 강제로 뜯어내 시설공단을 이관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상위법이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위 시행령 개정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이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어 “100년 이상 운영한 철도산업의 관제업무를 강제로 뜯어낸다는 것은, 경쟁체제 도입 관련법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 내에서도 무리한 계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에서 관제업무 이관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배수진을 칠 것이다”고 경고했다. 국토부는 현재 관제업무 이관 내용을 포함해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실련은 5일 성명서를 내고 “국토부가 국민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민영화 추진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국토부는 지금 당장 입법예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어 “지금 철도산업에 대해 가장 필요한 것은 민영화 추진이 아니라, 협소한 한국철도시장에서 철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전략수립”이라며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만큼 국토부는 대통령 및 관계부처와 함께 경쟁력 확보방안, 운영 및 재정의 효율성 확보, 남북철도 연계 문제 등 철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중장기적 전략 수립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철도법 시행령은 대통령령으로 국무회의 의결로 확정된다. 관련 부처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어 국토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은 효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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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 철도민영화 , 기획재정부 , 국토부 , 철도관제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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