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KTX 2015년 개통을 앞두고 국토해양부가 한국철도공사와 경쟁할 제2철도공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민영화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와 비슷한 공사를 새롭게 만들 근거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철도 민영화 ‘포석 깔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토부는 현재 한국철도공사의 경영 적자를 문제삼아 제2철도공사 설립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민간기업을 참여시키는 대신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메트로와 서울시도시철도공사처럼 복수의 공기업을 세워 서로 경쟁시키겠다는 안이다.
국토부의 이 같은 안에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도 거들고 나서는 상황이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2철도공사 설립 관련 법안 발의 움직임도 있다.
이영수 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2철도공사 설립안에 대해 “갑작스럽게 민간기업이 철도 운영을 맡으면 문제가 되므로 우선 공기업을 설립해 향후 민간기업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철도 민영화를 우회적으로 추진하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재차 “철도 민영화시 안전성 논란, 직원 숙련도 등 문제가 많으니 일단 새로운 철도공사 설립으로 운영상 노하우를 익힌 다음 민간기업에 민영화할 것이다”며 “국토부가 근거로 내미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와 같은 사례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정부는 앞서 ‘1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해 ‘알짜배기’로 알려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를 추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정부의 맥쿼리그룹 특혜 의혹이 불거져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현재 공항 운영은 한국공항공사가 맡고 있고, 인천국제공항은 별도로 설립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맡고 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한국철도공사 적자 운영의 대안이 제2 철도공사 설립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적자 운영을 걱정한다면 알짜배기로 알려진 수서발 KTX를 철도공사가 운영해 수익이 나게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철도공사를 새로 설립해 운영을 분리하면 오히려 경영 적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상식적으로 제2 철도공사가 설립되면 기존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것보다 추가적으로 비용이 더 발생하거나 중복되므로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공기업 경쟁체제를 만들어 노조를 약화시키고 경쟁 구도를 활용해 구조조정하려는 포석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현재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한 공기업을 만드는 데 3천~4천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새로운 공사 설립이 철도산업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철도 운영과 시설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로 상하 분리된 상황에서 시설과 운영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공사 설립은 상하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며 “지하철 사례처럼 비효율적 운영, 조직 이원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국토부가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려다 안 되고, 관제업무를 이관하려다 또 안 되자 제3의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며 “노조는 기본적으로 경쟁체제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수서발 KTX를 민간기업에 위탁하려던 국토부의 당초 계획은 철도 민영화 반대 여론에 부딪혀 중단됐다. 이후 국토부가 시행령·시행규칙을 바꿔 관제업무 이관을 추진했지만, 상위법인 철도법 위반으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