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대화’하자면서 ‘날치기’ 통과

경남도의회 상임위서 날치기, 18일 본회의 상정...노조 “국민적 항쟁으로 대답할 것”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여당 의원들이 ‘경남도의원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들은 12일 밤 8시 30분 경, 야당 의원 두 명을 폭력으로 제압한 뒤 진주의료원 법인 해산을 골자로 하는 조례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례안 안건 상정 저지를 위해 위원장석을 점거한 김경숙 민주당 의원과 강성훈 통합진보당 의원 등 여성의원 두 명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과 강 의원은 몸싸움 끝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 여당 의원들은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조례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부터 시작된 야당 의원들의 의장석 점거 등의 반발로 회의가 진행되지 않아 왔다.

문화복지위 여당 의원들의 ‘날치기’로, 조례개정안은 18일 열리는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현재 도의회 의원 57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39명으로 과반이상을 점하고 있어, 본회의에서 역시 여당 의원들이 ‘조례개정안 최종 통과’를 충분히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여당의 날치기 통과로 진주의료원 폐업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조례안이 날치기 통과된 12일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두 번째 대화에 나선 시점이어서, 야권 및 시민사회와 노동계 등의 반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통해 “폭력과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면 우리는 전 국민적 항쟁으로 대답하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앞에서는 정상화 방안까지 포함해 대화하겠다고 하더니 뒤로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기 위해 불법과 폭력까지 동원하는 홍준표 도지사의 이중성은 명백히 드러났다”며 “(날치기 통과는)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직접 개입한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들과 경남도청 공무원이 합작해 자행한 불법 날치기이며 폭력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도 이번 조례 날치기가 공공의료에 비수를 꽂은 격이라며 총력대응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민주노총은 13일, 성명을 통해 “오늘의 폭거는 국민적 지탄과 분노만 부추길 뿐이며, 문제해결은커녕 사태만 격화시키는 도발행위이며 향후 사태의 모든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노조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지만, 의료원 사측과 경남도는 등 뒤로 비수를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라며 “기만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조례개정안은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주의료원 범국민대책위와 민주노총은 13일, 창원에서 범국민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면투쟁을 선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우리는 총력대응에 나설 것이며, 오늘 전국노동자대회는 사회공공성을 지키는 민주노총 투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역시 “오늘 박근혜 정부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공공병원 죽이기에 맞서 전면투쟁을 선포할 것이며, 4월 16일 광화문에서 촛불투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또한 4월 18일로 예정된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이 강행 통과되지 못하도록 모든 투쟁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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