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버스 사업주, 노조천막에서 낫 들고 행패

시민여객지회 분회장 병원 후송 “생명의 위협 느꼈다”

지난 13일 오전, 체불임금과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주시내버스 노조 시민여객지회의 농성장에 시민여객 사업주 정모 씨가 낫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민여객지회 진영진 분회장이 사업주 정모 씨가 휘두른 낫 손잡이에 맞아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진 분회장은 “오전 8시 20분경, 정모씨가 낫으로 천막을 찍으며 욕을 하는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무서웠다”면서 “이번 일로 회사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진 분회장은 당시 사업주 정모 씨가 낫으로 천막농성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동영상에는 사업주 정모 씨가 욕을 하면서 천막농성장을 낫으로 찢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버스회사 사업주 정모 씨가 낫으로 노조 천막을 훼손하고 있다. [출처: 노조 제공 동영상 화면캡처]

진 분회장은 “전주시내버스 3개사가 최근 단체협약을 맺는 등 대화의 물꼬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시민여객 사업주는 여전히 노조에 대한 탄압을 거두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시민여객은 다른 사업장에서 대화하고 교섭하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수 차례 했는데, 다른 회사가 단체협약을 맺은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체불임금도 상당하다”면서 “회사가 어렵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재무재표를 공개하고 상생의 길을 함께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13일은 우리가 회사와 대화를 위해 천막농성을 정리하려고 정한 날”이라면서 “회사 간부는 전주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 노동자에게는 줄 돈이 없다고 하는 회사를 우리가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낫 테러’, “버스사업주 당장 구속하라”
민주노총, “지난 3년의 전주버스문제 원인 이번에 확인했다”


한편, ‘체불임금 지급,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버스노조가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낫으로 훼손하고 노조원을 위협한 시민여객 사업주 정모씨에 대해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이하 전북버스지부)는 15일 오전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여객 정모 사장은 노조 천막농성장에 낫을 들고 테러를 자행했다”면서 “정 사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낫 테러’는 한 버스회사의 개인적인 돌출행동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버스노동자를 노예처럼 생각해왔던 버스 사장들의 문제인식 속에서 기인된 것”이라면서 “노예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자 버스사장들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며 한 만행”이라고 말했다.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지난 3년 동안 전주버스문제의 원인을 우리는 확인했다”면서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버스사장들의 노조파괴공장을 증명한 사건이 이번 ‘낫 테러’”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는 시민여객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부당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면서 “경찰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과 시위에는 현장에서 증거도 없이 체포하면서 버스사업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노동조합을 향해 낫을 휘두르는 테러를 버젓이 저지르는 버스회사들의 작태에 우리는 분노한다”며 “시민과 노동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몰상식과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버스회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부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시민여객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노동부 전주지청장님에게도 요구했다”면서 “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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