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5대요구 쟁취 결의

“등급의 낙인, 부양대상이라는 꼬리표 떼어낼 것”

[3신] 투쟁 문화제를 끝으로 올해 결의대회 마무리해

행진을 마친 420공투단은 광화문광장에서 저녁 6시부터 ‘차별철폐는 1년 365일’이라는 제목의 투쟁 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교장은 “이제 정부가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하니 조금 더 싸우면 부양의무제도 폐지될 것”이라며 “가열차게 싸워서 5대 요구안 모두 쟁취하자”라고 요구했다.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창준 활동가는 “시설에서는 4월 20일이면 강당에 모여서 떡 주고, 밥 주고, 자원봉사자들이 공연하지만 그때뿐”이라며 “(손에 든 초코파이를 보이며) 초코파이를 ‘정’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시설에서 먹던 초코파이를 이제 동지들과 함께 먹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선철규 활동가는 “한 번 실수하면 다음에는 실수하면 안 되는데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계속하더라”라며 “벌써 몇 명의 장애인이 죽었느냐. 장애인은 시설에서, 집에서 죽어나가도록 하는 것이 무슨 정부냐.”라고 비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공동대표는 “자립생활은 누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밥을 먹는 것”이라며 “누가 나 대신 살아줄 수 없지 않느냐”라고 자립생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집에서 항상 텔레비전만 보다가 47세에 처음으로 야학에 갔다”라며 “나보다 젊은 동지들에게 좋은 세상 만들어주려고 7년 동안 열심히 싸웠다. 앞으로도 강하고 질기고 빡세게 투쟁하자.”라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내성천 습지와 새어린이’와 유기농 펑크 포크 가수 ‘사이’ 씨, ‘바리케이트톨게이트’, 장애인노래패 ‘시선’이 나와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으로 함께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투쟁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를 함께 부르며 올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2신] 서울 한복판에서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다

행진을 시작한 420공투단은 늦은 5시부터 5시 30분까지 종로1가 사거리에서 잠시 행진을 멈추고 집회를 진행하며 장애인차별철폐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등 420공투단의 5대 요구안에 대한 구호를 외치고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며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임을 알렸다.


420공투단에 연대한 활동가들의 연대 활동도 이어졌다. 행진 앞쪽에서는 강정마을 평화활동가들이 ‘바위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장애인차별철폐와 함께 해군기지 건설 즉각 중단을 촉구했고, 기본소득네트워크 활동가는 연대발언을 통해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기 위해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은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신 여러분들 해산하십시오’라고 방송을 해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는 참가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늦은 5시 30분께 420공투단은 다시 행진을 시작해 안국동사거리를 거쳐 늦은 6시께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왔다. 이어 곧바로 투쟁문화제 ‘차별철폐는 1년 365일’가 시작됐다.





[1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 시작

광화문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개최
"우리는 등급의 낙인, 부양대상이라는 꼬리표 떼어낼 것"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은 20일 늦은 2시 광화문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올해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전에는 비가 오면 어머니가 ‘비오니 나가지 말라’라고 했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 따뜻하게 입고 나가라’라고 하더라”라면서 “시간이 지나니 완고하시던 부모님들도 변하는데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이 여전히 계속되는 것을 보면 사회와 정부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양 회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에 대해 정부는 아직까지도 완전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말하는데 우리의 몸에 등급을 매기는 것을 더는 참아서는 안 된다”라면서 “우리가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꾼 것처럼 장애인에게 등급을 매기는 정부에 강력히 항의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자”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은 “지난해 420투쟁과 수화언어권공대위 투쟁을 통해 정부로부터 올해 안에 수화언어기본법을 제정하고 농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라면서 “그러나 수화언어기본법 제정과 농교육 환경 개선을 올바로 이행할 것인가의 문제와 농아인 당사자의 욕구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아있다”라고 밝혔다.

안 고문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청각장애인의 피부에 와 닿는 수화언어기본법을 제정하고, 교육부는 일반학교 교과에서 수화를 배울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조기 수화교육을 도입하라”라면서 “우리는 420공투단과 함께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권과 교육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고 있음에도 수급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백만 명이 넘고 있다”라면서 “또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이 조금만 늘어나도 가족이 수급자에서 탈락할까봐 늘 불안에 떨어야만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정부는 부양의무제를 통해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가난한 사람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면서 “가족이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서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투쟁으로 반드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자”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박인용 지부장은 “전국에 있는 발달장애인 25만 명 중 5만 명은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속박을 당하며 살고 있다”라면서 “우리 사회에 장애인생활시설이 있다는 것은 발달장애인은 격리되어 살아야 한다는 뜻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인간 존엄에 대한 반대이며, 이처럼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는 현실은 깨뜨려 버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지난해 화재 참사로 숨진 고 김주영 활동가의 어머니가 결의대회 무대에 올랐다.

고 김주영 활동가의 어머니는 “‘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던 주영이, ‘24시간 활동보조가 보장되면 할 일이 너무 많아’라고 말하던 주영이가 이 자리에 없다”라면서 “내가 주영이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주영이가 죽은 것을 아는지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는다”라고 오열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이어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위원장 양성윤 직무대행은 “오늘은 33번째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12번째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라면서 “투쟁하는 것만이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다. 장애해방과 노동해방을 함께 이뤄내자.”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은 “장애인활동가들이 수많은 죽음과 피로 만들어온 역사를 존중하며 비장애인이 아니라 예비장애인으로 여러분과 연대한다”라면서 “여러분의 투쟁이 역사를 바꾸었듯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열심히 투쟁하겠다”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여러분들의 투쟁으로 박근혜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약속했고, 복지부 진영 장관도 면담에서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말했다”라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애등급제 폐지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저들이 약속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는 투쟁의 멈출 수 없다”라면서 “여러분들의 결의가 모아진다면 장애등급제 폐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때까지 광화문역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우리는 정부가 만든 ‘장애인의 날’을 거부한다”라면서 “우리는 단 하루의 잔칫상과 불쌍한 장애인에게 보내는 당신들의 눈물, 따뜻한 온정, 영웅들의 장애극복 이야기 따위에 속아, 1년 364일을 억압과 차별에 신음하며 살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우리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슬들을 끊고 정당한 권리의 보장을 요구한다”라면서 “10여년전 장애인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이동권’이라 이름짓고 그것을 투쟁으로 실현했던 것처럼, 투쟁으로 세상의 모습을 바꾸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온 것처럼, 우리는 장애인의 이름에서 등급의 낙인을 지우고, 부양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늦은 4시께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광화문사거리, 종로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한 뒤 투쟁문화제 ‘차별철폐는 1년 365일’을 열 예정이다. (기사제휴=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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