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미신고 집회 해산명령 불응 혐의에 ‘무죄’ 선고

“미신고 집회도 공공질서 해치지 않는 한 해산명령 못한다”

미신고 집회일지라도 공공질서를 해치지 않는 한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제8형사부(재판장 하현국)는 24일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 공동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7명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09년 용산참사 관련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면서 ‘미신고 집회 해산명령 불응죄’로 기소된 바 있다.

대법원은 집회 해산명령에 불응했다는 이유만으로는 공공의 이익이 훼손됐다는 점을 입증할 수 없다며 1,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 사건의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해당 집회로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됐는지에 대한 심리 없이, 미신고 옥외집회라는 이유만으로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전제하는 것은 관련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환송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대법원 파기환송의 취지대로,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질서를 훼손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입증할 수도 없기 때문에 7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는 논평을 내고 “벌금형 약식기소에 대해 정식재판청구로 3년5개월여 만에 무죄로 결론 났다.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2009년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외치는 기자회견, 삼보일배, 문화예술행동, 추모제 등 모든 목소리를 막으려고 혈안이었던 경찰과 정권의 행태가 불법이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용산참사 진상규명 투쟁뿐만 아니라 쌍용차, 제주 강정마을 등에서 경찰의 과도한 해산명령 남발 및 연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찰의 무조건적인 해산명령은 위법하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검경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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