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대표적인 차종 코란도를 재조립한 H-20000 프로젝트는 해고자 복직과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함께 살자 희망지킴이’가 장기 투쟁 사업장 30여 곳을 위한 투쟁 기금을 모은다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2만 개의 부품 하나하나에는 후원한 시민의 이름을 새기고, 시민 2만 명에게 부품 한 개당 1만 원씩 후원을 받았다.
[출처: 김용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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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지만 자동차를 만들던 쌍용차 해고자들의 손이 4년 동안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민이 모아준 마음과 후원이 하나 되어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쌍용차 해고자들은 공장에 들어가 자동차를 만들어야지, 길거리에서 헤맬 사람이 아니다”며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은 “조각난 삶들을 하나씩 맞췄다. 헝클어진 삶들을 하나씩 주어모아 마음을 맞췄다”며 “이제 공장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그는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해고자들의 진실을 밝히는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해고자 복직,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쌍용차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은 “25세에 컨베이어벨트를 타기 시작해 이제 나이 50이 넘었다”며 “누구나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해고의 공포가 이 나라에 너무 어두운 그림자로 남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전 지부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2만개 부품으로 우리의 희망을 만드는 것 같았다”며 “반드시 승리해서 맘 편히 일 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는 단일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영원한 숙제로 남을 갑들의 잔치”라며 “쌍용차 사태는 2013년이 가기 전에 시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회 희망지킴이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희망지킴이를 모으는 사업에 최대한 집중해 장기 투쟁 사업장의 문제, 쌍용차 사태 해결에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며 “전국을 순회하며 토크쇼, 연주회 등 가리지 않고 진행해, 순회를 마칠 때쯤이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축제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한편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박재동 화백 등 9명으로 구성된 자동차 기증 선정위원회는 “22년째 노동 현장을 찾아가면서 노래로 연대하고 있는 꽃다지는 재정 상황이 어려움에도 노동 현장에서 MR을 틀지 않고 직접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꽃다지에게 자동차를 기증한다고 밝혔다.
[출처: 김용욱 기자] |
선정위원회는 “비정규직 투쟁에 소극적인 노조가 꽃다지에 자동차를 기증하겠다고 했지만, 비정규직 싸움에 너무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꽃다지가 이를 거부한 점 등이 선정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민정연 꽃다지는 대표는 “앞으로 몇 년이나 노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이 차가 10년은 달린다고 한다”며 “폐차될 때까지는 길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와 한뎃잠 자며 노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정위원회는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는 밀양 주민 대책 위원회도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기증할 차종이 코란도 밴이라는 점이 감안되어 순위에서 밀렸다”며 “사연에 응모해주신 분들이나 단체 모두 자동차가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우리가 준비한 자동차는 한 대뿐이었기에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