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KTX 수서발 노선 자회사 운영 안을 두고 야당 국회 국토교통위 위원들은 민영화를 위한 사전 단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토부가 자회사의 근거로 제시한 철도공사 경쟁체제 논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도공사 적자의 근본원인을 따졌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 업무보고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토부가 이미 민영화 전 단계인 자회사 안을 세워두고 독주하고 있다며 국토위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철도발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철도공사 부채가 왜 늘었는지 전반적인 분석과 공개가 필요하다”며 “철도 상하분리(시설과 운영의 분리)로 철도부채도 해소하고 경쟁도 도입한다고 했지만 10년이 지났는데도 부채가 있느니 없느니 좁게만 보고 있다. 사실 철도 부채는 정부가 하려는 사업을 하려다 안겨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의원은 또 “국토부는 철도공사 자회사를 만드는 게 민영화 수순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며 “철도 상하분리 10년에서 나아가 철도 발전 계획을 위해 정부는 공개적으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고, 국회는 국회대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해 나가야한다”고 국토위 철도발전 소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도 “철도 부채를 내세워 대중요법을 제시하면서 자회사 설치로 간다는데 과연 민영화는 없다는 말을 어느 국민이 믿겠느냐”며 “이번 자회사 추진 과정을 보면 국회 의원실과 협의나 설명도 없었고, 노조와 대화도 없었다. 민간검토위원 구성도 시장주의자들을 데리고 효율성만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노조, 전문가, 관련 시민단체를 모아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소위 구성을 촉구했다.
“민간검토위 해체, 국회가 중심이 돼서 여론 반영해야”
특히 신기남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등이 지난해부터 민영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포럼을 구성했던 멤버들이 지주회사 운영 안을 제시한 민간검토위에 참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KTX 민영화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기남 의원은 “국토부는 철도민영화가 여론 반발에 부딪히자 코레일 지주회사 안을 들고 나왔지만 단계적 민영화 수순이 아니냐는 논란이 많다”며 “국토부는 실패한 영국 철도 민영화를 자주 예로 들고 있지만, 영국은 민영화 이후 서비스가 약화되고 철도 요금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작년 8월 31일 국토부 관계자들이 철도시설공단.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 등을 소집해 철도개혁에 대한 사회적공감대 확산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보고서 주제는 경쟁체제 도입, 철도개혁을 위한 공감대 확산인데 핵심 당사자인 철도공사나 철도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회단체들은 논의과정부터 배제하고, 국토부가 말하는 경쟁체제도입, 제2민영화를 위해 철도공사를 고사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보고서에서 제안된 ‘철도발전 포럼’에 참가한 인물 6명 중 5명이 지난 4월말 구성된 철도발전방안 민간검토위원에 참가했다”며 “철도 민영화에 대한 찬반 여론을 공정하게 반영해야 할 민간검토위원회 구성이 민영화 찬성론자 위주로 이루어진 배경에 이런 사전 공모 작업이 있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의원은 이날 국토위에서도 “민간검토위원회 주력이 모두 당시 포럼의 멤버로 구성돼 있어 민간검토위가 내놨다는 (지주회사) 결론도 기존 (민영화) 주장의 연장이라고 인식된다”며 “4월에 구성된 민간검토위가 5월 13일에 결과를 발표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위원회가 불과 한 달 만에 결론을 낸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는 아직도 민간검토위 구성과정과 논의 회의록 등의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민간검토위를 해체하고 다시 국회가 중심이 돼서 여론을 반영한 합의를 이끄는 게 타당하다”고 소위 구성을 촉구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거듭되는 민영화 의구심에 대해 “절대로 저희가 추진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다”며 “주식매각을 철저히 금하기 위한 안을 가지고 있으며, 경쟁체제 논의는 급조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기남 의원이 제기한 용역보고서 의혹엔 “(보고서가) 민영화 관련해 연구를 진행시킨 것이었다고 생각되는데, 현재 철도 경쟁체제는 전혀 민영화를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용역보고서 자체는 별로 유효성이 없다”고 용역보고서 존재를 인정했다. 서 장관은 그러나 민간검토위원회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