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처리 기대 학교비정규직 관련법 6월 국회 통과 무산 위기

교과부 종합대책 없이 법안소위 참가...여당, 9월 통과 요구도 안 받아

학교비정규직의 정부 직접고용, 근속연한 인정 보수체계 마련 등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교육공무직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 처리가 6월 국회에서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하던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진통 끝에 파행으로 끝나 6월 상임위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위 파행 주요 이유는 정부가 약속한 학교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놓지 않자 민주당 위원들이 정부와 새누리당에 최종 입장을 마련해오라는 통보를 했지만, 정부와 여당의 회신이 없었기 때문.

이날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교육부, 교육감의 학교비정규직 직접고용 △근속연한을 인정하는 보수체계 마련(기본급 인상 및 근속연한 반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관련법을 9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약속을 해달라고 최종 요구했다. 정부에는 7월중 예산 대책을 포함한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국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돼서도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내지 않자 민주당이 소위에서 퇴장했다.

이어 야당 위원들은 오후 4시께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6월까지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한 바 있지만 시간만 더 달라는 답변만 했다”며 “교육부는 자신이 원하는 법안의 처리만을 국회에 주장하고, 국회의원이 민의를 받들어 제출한 법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조차 준비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학교에서부터 차별을 해소하고, 20만 학교비정규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정부가 민주당의 최소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여당, “우리도 정부 강력 비판”

그러자 15분여 뒤에 새누리당 위원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누리당 위원들은 “여당도 학교직원의 채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고 심사하기를 바라고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전이 주요 관심사항이고 약속”이라며 “민주당은 오전에 정부부처와 전문위원 검토사항만 듣고 의원 토론 한번 없이 회의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법안소위를 파행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김희정 교문위 법안소위 위원장은 “정부가 6월에 종합대책을 발표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저희도 강력히 비판한다”며 “이번에 설사 통과가 안 되더라도 여야가 합의를 봤으니 다음번 법안이 만들어질 때 이 대책은 꼭 들어가자 이런 식의 논의를 진행해야지, 정부 보고만 듣고 나서 정부 준비가 안 됐다며 나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NLL을 핑계대고 법안심사를 하지 않으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학교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들의 “6월 삼임위에서 통과시킬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엔 “의지가 있어서 (소위에) 올렸지만, 법안 50개 항목이 있다고 50개 다 통과되는 건 아니”라고 대답했다.

반면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여당은 학교비정규직 법의 9월 처리를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교과부 차관이 아무 대책도 없이 법안 트집만 잡고 시간 달라는 얘기만하고 있어 6월 법안소위에 기대할게 없다는 판단”이라고 퇴장 배경을 설명했다.

교문위 법안소위가 파행되면서 학교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상임위 통과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4월 여야6인협의체에서 우선 처리 민생법안 83개중에 학교비정규직관련 법안을 포함시킨데다, 지난 14일 교문위 업무보고에서 교과부 장관이 ‘6월말에서 7월 사이에 학교비정규직 개선 종합대책’을 가져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학교비정규직의 호봉체계를 인정하는 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키자 교과부가 예결위에서 “곧 종합대책을 내는데 먼저 호봉제 예산을 추경에 편성할 경우 종합대책이 흔들리게 된다”고 해 예결위 통과가 무산됐다. 정부가 종합대책 마련까지 언급하며 추경 편성을 막았기 때문에 법안 통과 기대는 더 컸다.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 관계자는 “6월 상임위 통과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정부와 새누리당의 시간끌기용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 법안이 충분한 논의가 돼서 원안대로 통과되기를 희망했지만, 상임위가 파행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5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정규직법안 가로막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항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면담이 끝나면 국회까지 3보 1배 행진도 진행한다.
태그

학교비정규직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