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트로이트시는 18일, 185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4개월 간의 비상관리 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공화당 소속 릭 스나이더 미시건주지사는 “디트로이트 금융위기는 파산 신청 이외 다른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산은 시 예산에 대한 추가 삭감과 공무원노동조합과의 계약 위반을 허용하도록 해 결국 연금 및 사회복지비 삭감 등 공무원과 주민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1일 “시의 배신”이라며 연금 삭감을 앞둔, 노환에 시달리는 퇴직공무원의 이야기를 전했고, 폴 크루먼 또한 뉴욕타임스에 “디트로이트, 새로운 그리스”라는 칼럼을 실었다.
![]() |
▲ 디트로이트 주민들이 지난해 “비상관리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http://www.labornotes.org/] |
미국 레이버노츠(www.labornotes.org)의 편집장 제인 슬레이터도 “비용 삭감의 주요 목적은 21,000명 퇴직 공무원 연금과 9,000명의 공무원에 대한 연금 삭감”이라고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정부는 전체 부채 규모 185억 달러의 약 5분의 1인 35억 달러에 이르는 연금 적자를 내세우며 연금 지급금 삭감을 계획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스나이더 주지사가 지난 3월 비상관리인으로 임명한 케빈 오르는 이미 퇴직 및 현직 공무원 31,000명에 대한 연금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르는 “디트로이트가 빚 중독에 빠졌다”고 비난하며 70만 명의 주민이 재정위기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파산법률회사 존스데이 소속으로 디트로이트 부채를 소유한 월스트리트 다수의 은행을 대표한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주민은 제도산업 이전, 부실경영과 부패가 낳은 문제를 왜 주민이 떠안아야 하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과 이들의 연금펀드는 미시건주 연방순회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막아달라는 긴급 요청을 했고 로즈매리 E. 아퀼리나 판사는 이에 대해 주헌법 위반을 거론하며 철회를 지시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비상관리인 케빈 오르는 연방 파산법이 미시건주의 관계 법령에 우선한다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디트로이트 파산 사례, 미국 전역 확산 우려...캐나다도 주목
문제는 디트로이트가 파산하고 이를 이유로 연금과 사회복지비를 삭감하게 될 경우, 이 사례가 재정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전역 도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소속 디트로이트 데이브 빙 시장은 미국 방송 ABC에서 이미 “우리가 가진 문제와 똑같은 문제를 가진 도시가 100개나 더 있다”며 “우리는 첫 번째일 수 있고, 도시를 어떻게 구할지에 대한 사례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USA 투데이도 21일 “디트로이트는 연금 적자에 시달리는 유일한 도시가 아니다”라며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 등의 상황을 전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2010년 미국 연금 재정이 1.4조 달러까지 부족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캐나다 CBC뉴스는 21일 “캐나다 도시들이 디트로이트 몰락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는 제목으로 “캐나다의 수많은 도시들이 공공부문 퇴직자 연금에 압도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베이비 붐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들 때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월스트리트에 약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 오바마 행정부는 디트로이트에 대한 지원은 회의적이다.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는 21일 CBS방송에 출연, “정부의 구제금융을 기대하지 않는다. 정부는 디트로이트를 구제할 수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