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항의글 삭제당한 피해자, 국가배상청구 제기

위자료 청구...“의사표현 자유와 행복추구권 침해”

제주해군기지 공사에 항의해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시물을 올렸다 삭제당한 피해자들이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원고 박 모 씨 등 3명이 해군의 불법 행위로 의사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며 각각 700만원씩 모두 21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피해자들에 의하면 2011년 6월 9일 해군이 제주도 강정포구 등대 연산호 군락지 인근에 바지선을 이용해 해상 준설공사를 강행하자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항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군측은 이날 항의 글을 모두 삭제하고 같은 날 자유게시판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관련 해군 공식 입장’을 공지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백 여 건의 일방적인 주장과 비난 글들은 국가적 차원이나 제주 강정마을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제주기지 건설에 관한 막연하고 일방적인 주장 글들은 삭제 조치한다”는 내용이다.

피해자들은 “삭제 조치에 항의하는 게시물도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등 해군이 이날 삭제한 게시물은 모두 117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천주교인권위와 진보넷은 “해군은 일시적인 접속 차단과 같은 어떠한 임시조치도 하지 않은 채 원고들의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원고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표현 행위를 자제하게 만드는 효과가 크고, 자기 검열을 하게 할 가능성이 있어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특히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국민이 해군의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사표현의 자유가 더욱 폭넓게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천주교인권위와 진보넷은 “해군뿐만 아니라 많은 공공기관도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이 있는 경우’ 홈페이지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게시판 이용자의 게시물을 자의적으로 삭제해 온 다른 공공기관에도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소장에서 “해군의 정책에 찬성하는 글들만 작성할 수 있고 반대되는 의견은 표현조차 할 수 없게 된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한 기초적인 제도가 작용될 수 있도록 해군의 위법한 행위에 대해 분명한 법적 책임을 묻는 선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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